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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공부 주부들의 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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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워야 할 때를 놓친 중.장년 여성들이 대구시 남구 대명동의 늦깎이 공부방 '주부 검정고시학원'에서 만학의 보람과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94년 3월 10여명의 주부학생으로 시작했던 이학원은이제 3백여명으로 늘어 웬만한 학교에 비해 손색이 없다.

영대병원네거리 (대구은행2층)에 있는 이 학원을 학생들은 '공부방'이라고 부른다. 수강료라 해야한달에 초등부가 3만5천원, 중등부 4만원, 고등부(대입반) 4만5천원. 가정 형편이 어려운 사람은수업 전후 교실 청소로 가름한다.

30대 초반 새댁부터 인생의 황혼기를 맞은 60대 후반 할머니까지 나이에 상관없이 능력에 따라반편성을 받는다. 교사부인을 비롯, 은행간부, 경찰관, 노동자, 상인, 구의원 부인까지 가지각색.학생들은 가족들의 격려를 받고 있지만 이웃에 알려지면 '주책'이라고 놀림을 받을까봐 부끄러워하는 편이다. 아예 남편 몰래 공부하는 학생도 있다.

국어, 한문, 수학, 영어, 사회, 국사 과목까지 주부들과 함께 배우며 보람을 느끼는 교사가 모두 6명. 유경상원장(50.여)을 포함하면 7명이다. 이영희(29.한문), 최현진씨(25.영어) 등 5명의 선생님은94년 문을 열었을 때부터 이곳을 지키고 있다. '가슴벅찬 결실' 때문에 떠날 수 없다는 게 선생님들의 공통된 설명.

지천명(知天命.50세)을 넘긴 나이에 6개월 교육을 받고 스스로 편지를 쓰는 데 놀라 책상에 얼굴을 묻고 펑펑 울었던 아주머니. 티코(Tico)와 프라이드(Pride)를 구분하지 못해 남편의 핀잔을 받고 이 공부방을 찾아와 영어 알파벳을 깨우치고 고입 검정고시까지 마친 40대주부….한번은 60대 초반의 성실했던 학생이 갑자기 결석, 집으로 연락해보니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던적도 있다. 이 할머니가 암 선고를 받은 뒤 못배운 한을 풀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는 뒷사연이 알려지면서 모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는 것.

"서로 처지를 잘 알기 때문에 공부 외에도 함께 할 수 있는 게 너무 많아요" 공부방(652-6693)을찾는 만학도를 따뜻하게 맞는 유원장의 바람이다.

한글날인 9일 학생, 교사 1백50여명은 남구 구민운동장에서 열린 가을 운동회에서 맘껏 뛰며 '꿈꾸는 소녀'로 돌아갔다.

〈全桂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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