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낳는다는 진시황 비법 이 난무하고, 인공중절이 금지돼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신생아 출생비율은 남아 1백16명당 여아 1백명으로 남초(男超)현상을 보이고 있다.남초현상은 지역에 따라, 연령에 따라 어느정도 차이가 있으나 늘 대구지역이 부끄러운 전국 최고를 자랑하고, 내년이 범띠해여서 팔자가 드세다 고 여아출산을 꺼리는 임신부들이 늘어나고있다.
최근 국정감사의 도마에도 오른 대구시내 초중고생 학년별 성비차는 우리 사회의 아들과 딸에 대한 인식차, 제도적인 불평등에서 기인한다.
딸, 그들은 누구인가.
일찍 결혼, 딸만 셋 둔 40대의 주부 모씨는 남편(농협 근무)이 이유없이 자주 짜증을 부려 이상했다. 이웃 아줌마들의 얘기는 한결같이 그것도 모르냐, 아들이 없어서… 로 정리됐다. 목욕갈때,이발소갈때 옆집 남자들이 아들을 데리고 오는 모습이 그렇게 부러울 수 없다는 것이다. 어느날늦둥이 막내 아들을 본 뒤로 남편의 이유없는 증상은 해소됐다. 아들이 귀해 못살고, 위의 딸들도덩달아 더 귀여워했다. 이 집에는 첫 딸이 대학생이고, 막내 아들은 이제 초등학교에 들어갈 정도로 터울이 크다.
일반 가정에서 아직도 지니고 있는 아들과 딸의 초상은 이와 비슷하다. 딸만 가진 집안은 키우는재미는 있는데 크고 나면 허전하고, 뭔가 의지할데가 없어 또한 허전하다고 한다.40대말에 접어든 한 중년 남성은 요즘 솔직히 집에 들어가기가 싫다. 일찍 집에 들어가도 다 큰네딸이 문만 빼곡 열고 다녀오셨어요 한마디 인사만 하면 자기 생활에 대해 크게 얘기를 늘어놓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중년에 접어든 아빠의 쓸쓸함을 이해하려고 들지도 않는다. 아내와 딸들은 비밀이 없고, 모든게 잘 통하는 것 같지만 아빠의 외로움은 잘 모르는 것 같다. 조금 늦었다싶으면 네딸과 아내가 번차례로 비퍼를 울려대지만 늦게 귀가하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친구들에게털어놓는다. 아직까지 가부장적인 문화에 젖어있는 우리사회에서 딸만 둔 아빠들이 한두번은 겪는 심리적 현상의 한 단면이다.
딸만 다섯을 둔 모 초등학교 교사는 딸만 가진 아빠의 얘기를 듣고 싶다는 기자의 요청을 그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 고 아예 막아버렸다.
최근 대한가족계획협회에서는 딸사랑 작품공모전 까지 폈지만 막상 딸이 더 좋아라고 자신있게말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딸만 가진 엄마들은 키울때는 재미있게 키웠는데 혼기가 닥치면괜히 아들가진 상대방에 저자세가 되는게 속상하다.
결혼한 딸들은 보통 세번 시집가면 한번 친정에 간다고 한다. 매년 미안해하면서도 내가 탈없이잘사는게 바로 친정에 효도하는 것 이라는 생각을 갖고 살기에 급급하다.
그러나 딸들이 나이가 들면 달라진다. 갓 결혼해서 자리를 잡기까지는 시집에 치중하지만 애들이학교에 들어가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긴 40~50대가 넘어서면 친정으로 무게가 실린다. 저는 의무감에서 매주 한번씩 시어머님께 문안전화를 드리는데 우리 시누이는 매일 전화를 해요. 딸하고는 작은 일이라도, 한밤중이나 새벽에라도 얘기를 나누거든요 50대 주부 송모씨(수성구 지산동)는 나이가 든 딸은 친정 어머니에게 위로자라고 전한다.
효성가톨릭대 남인숙교수는 옛말에 아들은 겉옷, 딸은 속옷 이라면서 겉옷은 보기에 번드르르하지만 속옷을 잘못 입으면 춥다.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있는 호주제로 대변되는 가부장문화를 점차 고쳐서 아들과 딸에 대한 차별을 없애야한다 고 주장했다.
〈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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