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정검찰총장의 국민회의 김대중총재 비자금의혹 수사유보 방침이 전격발표된 21일 대검청사주변은 내용의 중대성과 파장을 반영하듯 하루종일 술렁거렸다.
○…김총장은 기자회견 내내 이번 '수사유보' 결정에 청와대의 지시나 정치적 고려가 개입된게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자 순수한 '독자적 결정'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할애했으며, 특히 '국민을 편안케 해주려는 것'이라는 명분이 이번 결정에서 제1의 고려 요소가 됐다고 설명했다.김총장은 수사유보 결정에 이르기까지는 2주일전 신한국당 강삼재사무총장의 첫폭로 이후 '무엇이 국민과 검찰조직을 위해 현명한 것인가'라는 화두를 놓고 새벽기도까지 해가며 '외로운' 고심을 거듭했다고 토로했다.
김총장은 특히 △형평-공정성을 염두에 둔 전면수사 △대선이후로 수사유보 △부분적 수사 △상황을 고려한 수사일정의 조정등 네가지 안을 두고 여론을 수렴했다고 설명하고 "국민을 편안하게하고 비겁한 결정이 안되기 위해서는 '수사유보안'이 가장 낫다고 생각했다"고 나름의 결정배경을 밝혔다.
김총장은 이날 회견도중 이번 결정의 주체에 대해 반드시 "나와 검찰"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검찰조직의 합치된 결론임을 애써 강조했으며, 한때 긴장탓인지 '독자적' 결정을 부정적 이미지를 가진 '독단적' 결정이라고 표현상의 실수를 하기도 했다.
○…이번 결정은 김검찰총장의 독자적인 결정이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나 전날 있었던 전국고검장 회의를 통한 내부 의견 수렴이 또 다른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검찰관계자들은 설명했다.전날 김총장과 고검장들은 공식 회의를 마치고 오후 6시20분부터 40분여간 총장집무실에 모여 수사 여부를 놓고 집중적으로 논의했으며 이 자리에서 고검장들은 대체로 '수사유보' 의견을 냈던것으로 알려졌다.
한 검찰관계자는 "그동안 언론이나 외부와의 접촉을 일체 끊고 이 문제를 놓고 고심해오던 총장이 아무래도 어제 회의에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김총장은 전날 밤 자택에서 수사유보 방침을 김종구법무부장관에게 미리 알린 뒤 발표문안을 직접 작성했다.
○…김총장의 이번 결정을 뒤늦게 통보받은 수사팀은 물론 다른 검찰관계자들은 '총장의 고뇌에찬 결단'이라고 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급작스럽게 발표가 이뤄지자 내심 당혹해하는 분위기를 보였다.
박중수부장은 "(총장이)고심중이란 걸 '감(感)'으로는 느낄 수 있었으나 이런 결단이 나올 지는예상치 못했다"며 "전례없는 일에다 용기를 내기 어려운 외로운 결단"이라고 말했다.다른 대검 관계자는 "검찰 내부적으로 크고 작은 이견이 없었다고 단정할 순 없지만 검찰간부 '대다수'가 유보쪽 분위기였던 건 분명한 것 같다"며 "그러나 갑자기 이런 발표가 나올지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총장발표가 나온 후 검찰 간부들은 "검찰조직은 일사불란하게 총장의 뜻을 받들 것"이라며 이번 결정을 둘러싼 이견이나 갈등시비를 사전차단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한편 이날 김총장이 "검찰입장에서는 '위기가 곧 기회'가 됐다"고 표현한 것과 관련, 이번 조치가검찰 중립화를 이루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는 내부의 평가도 나오고 있다.
○…김총장은 기자회견후 오후 1시 별도의 기자 간담회를 갖고 검찰의 '결단'에 대해 재차 이해를 구했으며 '이번 대선이 공명 선거로 치러지면 수사를 안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되느냐'는질문에서 자신의 취임사에서 밝혔듯이 "과거 회고적인 검찰 보다는 미래지향적인 검찰이 돼야 한다"는 말로 즉답을 피했다.
김총장은 기자 간담회 후 곧바로 오후 1시30분 연구관 이상 대검간부 전원을 8층 소회의실로 소집, 유보결정을 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고 총장의 결단에 따라줄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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