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일각에서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감정적 앙금을 풀고 다시 손을 잡아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어 주목된다.
청와대에서 이같은 견해가 나오는 것은 대선을 50일 앞둔 마당에 언제까지나 이렇듯 대립으로 일관하면서 그대로 정권을 내줄 수 있느냐는, 다시말해 '공멸(共滅)의 위기감'에서 비롯되고 있는것으로 보인다. 또 전날 이총재 진영에서 김대통령과 결별하면서 이총재중심의 당체제를 구축하려던 전략이 빗나갔음을 인정, 자성하는 분위기가 전해진 것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와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의 후보단일화 합의가 전해진 28일 청와대에서는 향후 대선구도에 미칠 파장에 대해 숙의를 거듭,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아침김대통령은 본관집무실에서 김용태(金瑢泰)비서실장과 평소보다 훨씬 긴 1시간20분동안이나 얘기를 나눴고 조홍래(趙洪來)정무수석 주재로 가진 정무비서관회의에서도 DJP연합이 중점 논의됐다.이날 정무비서관회의에서는 DJP연합에 대한 지지도는 일단 올라갈지 몰라도 나눠먹기식의 공동집권에 대한 국민적 반감 또한 확산될 것으로 보는 분석이 주류를 이뤘다고 한다. 또 여권내에서도 이같은 구도에 대응하는 반DJP세력 결집의 공감대가 급속히 형성될 것으로 진단했다.김대통령과 이총재의 화해도 이런 기류속에서 제기된 것으로 김대통령 자신이 손을 들어준 이총재와 지금같은 모양새로 끝까지 가면 결국 DJP대세론을 굳혀주는 결과가 될 지 모른다는 우려를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같다.
물론 청와대 핵심참모들은 겉으로는"청와대는 청와대, 당은 당"이라며 김대통령의 중립의지만 거듭 강조하고 있다. 내달 1일로 예정됐던 김대통령과 이총재의 회담도 어디까지나 이총재측이 거부한 것이라는 점을 주지시켰다. 그렇지만 청와대측은 내달 3일로 잡힌 자민련 김총재와의 청와대회담 일정이 김총재가 거부하지 않는 한 예정대로 열릴 것으로 여기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총재와의 회담도 다시 일정이 잡힐 가능성에 대해 여운을 남겨두는 모습을 보였다.김대통령도 청와대참모가 최근 신한국당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반 이회창 대열에 설 것을 종용했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크게 화를 냈다고 한다.
그러나 김대통령과 이총재간의 깊어질대로 깊어진 골을 다시 메우고 함께 분열된 당을 추스려 나가기는 어렵다는 부정적 시각도 많다. 정권재창출에 대한 양측간의 인식차가 너무나 분명해진 시점이 아니냐는 것이다.
어쨌든 청와대와 여권 일각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는 화해기류가 어떤 형태로 전개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吳起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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