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감기 인플루엔자가 월스트리트를 강타하고 이제는 라틴 아메리카까지 위협하고 있다'미국언론은 이번 세계증시 대폭락을 한마디로 이렇게 표현하고있다. 27일 두번이나 자동휴장에들어간 뉴욕주식시장에서 다우존스 공업평균지수가 사상최대치인 5백54포인트나 폭락하자 홍콩과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와 유럽등 전세계 주식시장이 동시 폭락, 지구촌은 87년의 '블랙 먼데이'를다시 한번 경험하고 있다. 꼭 10년만의 일이다.
이번사태의 시발점은 지난7월2일 태국의 환율자유화 조치에서부터 기인한다. 국내경제사정이 나빠진 태국은 환율을 시장기능에 맡김으로써 탈출구를 찾으려고 했으나 결과는 엉뚱한 방향으로흘렀다. 불안해진 투자가들은 태국 바트화를 일시에 내놓기 시작했고 환율은 급격히 평가절하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바트화의 가치는 50%%나 떨어졌다. 이 여파는 즉각 말레이시아와 필리핀,인도네시아, 싱가포르로 전파됐고 급기야 '동남아의 통화위기'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동남아 금융시장의 바로미터인 홍콩증시가 이 사태를 반영하기 시작하자 불똥은 세계로 튀기 시작했다.가뜩이나 아시아 경제가 과대평가됐다고 생각해온 미국은 홍콩증시가 투기꾼들의 공격목표가 되면서 대량매도에 나서 주가폭락을 부추기기 시작했다. 28일 홍콩주식시장은 항생지수가 최대 하락폭인 13.7%%포인트를 기록하며 9천59.89로 마감했다. 도쿄증시의 닛케이 평균주가도 28일 전날보다 7백25.67엔 떨어진 1만6천3백12.69엔으로 마감했다. 4.26%% 하락한 셈이다.이번 사태의 핵심은 아시아증시가 월가에 영향를 미쳤다는 점이다. 87년 블랙먼데이는 월가에서시작, 세계경제를 뒤흔들어 놓았으나 97년 블랙먼데이는 그 방향이 바뀌었다. 그만큼 아시아경제의 비중이 높아졌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그러나 두 사건에는 중대한 차이점이 있다. 이번사태는 아시아 각국의 구조적인 경제결함에서 출발했다는 점이다. 비록 아시아와 미국에서 주가가 동시 폭락했으나 미국은 10여년동안 그야말로 황금시대를 구가해왔다. 전례없이 인플레 없는 완전고용수준을 유지하면서 착실한 성장을 해온 것이다. 따라서 미국증시는 홍콩증시에 일시적이고심리적인 영향을 받았을뿐 대폭락할 이유가 없다는 점이다. 28일 월가의 증시가 당장 급반등세를보인것도 이를 증명한 셈이다.
또하나, 미국은 87년 블랙먼데이를 뼈저리게 경험했기 때문에 모든 투자가들이 '주식은 폭락할수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알고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투자자들과 당국은 위험한 상황에 항상 대비해왔다. 높이 날수록 태양에 가까워지면서 밀랍날개가 녹아 결국 추락하고마는 '이카루스의 신화'를 모르는 투자자가 없을 정도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이미 월요일날 "화요일에는 반드시 회복할것"이라고 장담했고 또 그렇게 진행되고있다. 더이상 세계적인 공황은 없다는 것이 뉴욕경제학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이렇게 미국은 '아시아 패닉'을 피하기위한 철저한 디펜스 전략을 세워놓고있다.
문제는 진원지인 아시아다. 뉴욕과 달리 아시아 증시는 이튿날도 폭락을 거듭했다. 이지역에 내재된 근원적인 문제점들을 어떻게 해결해야할것인지 아무도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있다. 게다가 세계적인 월가의 큰손들조차 아시아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있다. 과연 아시아는 스스로 처방전을마련할수있을 것인가, 이제 관심은 여기에 쏠려있다.
어쨌든 10월은 주식투자가들에게는 '잔인한 달'이다. 이번 블랙먼데이를 비롯, 87년 블랙먼데이도10월에 발생했으며 그보다 앞서 월가 증시붕괴로 인해 사상최대의 공황을 일으키며 미국에 1천만실업자를 양산시킨 1929년 '대공황'도 10월24일 발생했다는 사실은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수없다.
〈尹柱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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