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탕 빼놓고는 다있다'는 대구 수성못 아래 들안길 식당거리. 속칭 먹자골목. 밥먹고 커피마시고,그것도 부족하면 술 몇잔 즐기고 소화 겸해 노래까지 부를 수 있는, 한자리에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원스탑 푸드 스트리트.
전국에서도 보기드문 맛거리다. 대구와 자매도시인 일본 히로시마의 대구안내책자에도 들안길이소개돼 있을만큼 대구의 명물로 자리잡고 있다.
수성못에서 수성전신전화국 네거리까지 1㎞ 남짓한 길이. 대로를 사이에 두고 두산동쪽에 약 4백72개(유흥주점, 포장마차 등 포함), 상동쪽에 4,50여개 등 줄잡아 5백개가 넘는 각종 식당과 주점들이 골목마다 바글바글 몰려 있다.
지난날 가을이면 황금빛 벼이삭사이로 메뚜기가 어지럽게 뛰어오르던 수성들이었던 이 지역은 80년대후반만 해도 논밭과 공터 사이로 드문드문 집들이 있었을뿐 한적한 곳이었다. 그러다 91년토초세가 적용되면서 삽시간에 가건물들이 들어섰고 약속이나 한듯이 식당간판들이 내걸리기 시작했다. 조용하던 시골풍의 주택가는 91~92년사이에 뽕나무밭이 바다로 변한만큼 다른 모습이 됐다.
낮에는 미식을 찾아나선 차량행렬, 밤엔 울긋불긋 불밝힌 식당간판들로 불야성을 이루는 곳. 타지에서 온 사람들은 "음식점을 쏟아부은것 같다"며 놀라워한다.
이곳 식당가를 찾는 사람들은 가까운 수성구지역민들이 가장 많지만 신천고속화도로 개통이후 북구쪽에서도 오고 최근엔 앞산순환도로 개통으로 멀리 상인동, 월배 등 서쪽사람들까지 적지않게찾아온다. 동성로 등 다운타운의 음식점들은 피자, 햄버거집에 밀려나 들안길로 옮겨오고 밥먹을곳이 적어진 시내직장인들 역시 들안길 식당가를 찾는 일이 많아졌다.
1주일에 적어도 두번정도는 들안길 식당에 오게된다는 신애진씨(40.대구시 수성구 지산동). "입맛대로 뭐든 다 있으니까요. 가격도 값싼 것에서부터 비싼것까지 고루 있고. 수백개의 음식점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도 재미있어요"
이곳의 오래된 식당중 하나인 금산삼계탕의 김창민대표는 "식당가가 형성되던 초창기엔 뷔페식당, 구이집, 갈비집 등이 주류를 이루었으나 요즘은 식사위주의 밥집 특히 해물탕, 초밥집 등이많아졌다"고 말했다. 낮에는 직장인, 밤에는 가족단위 손님이 다수를 차지한다고.들안길 식당거리에 대한 고객들의 비판도 없지않다. 전문음식점이 적어 맛의 차별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어느집이나 분위기도 그게그것이라는 것. 전문식당가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다른데서는맛보기 힘든 특색있는 맛의 개발과 음식과 어울리는 개성적인 분위기와 눈요기거리의 개발, 서비스개선 등의 다각적인 노력이 뒷받침돼야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21세기 수성구발전종합개발계획에 이 지역을 전문음식상가지구로 개발하기위해 2006년까지 60억원을 투입, 녹지공간과 문화의 거리로 조성할 계획을 갖고 있다. 또 들안길이라는 이름을 수성못거리로 개명할 계획이어서 들안길식당거리라는 이름도 조만간 바뀌어질 전망이다.
〈全敬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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