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선후보 합동토론회

"경제위기 책임 누가 더 크나"

26일 동아일보사 주최로 열린 합동토론회에서 3당후보들은 최근 경제위기에 대한 책임소재를 비롯해 비자금 폭로문제, 지역주의, 흑색선전 등에 대해 집중적인 공방을 벌였다. 이날 토론회는 특히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에 대해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 국민신당 이인제(李仁濟)후보가 협공을 벌이는 형태로 진행돼 종전과 다른 모습이었다.

먼저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할 정도로 어려움에 처하게 된 경제위기 책임소재가 집중 거론됐다. 김대중후보는"야당의 책임이 없지는 않지만 주된 잘못은 정부여당에 있다"며"경제를 잘 모르는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했고 현정부에서 총리, 부총리, 장관, 청와대 고위직을 지낸 사람이 49명이나 있는 한나라당이 이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이인제후보도 이에 가세해 "절반의 책임은 한나라당이 져야 한다"며 공세를 펼쳤다.이에 이회창후보는"현 경제위기는 기본적으로 정경유착을 뿌리로 하는 낡은 정치구조에서 비롯됐다"며 한보사태와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의 비자금을 들어 김후보의 '20억+α설'을 제기했다. 이후보는 또 이인제후보에 대해서도 "김영삼대통령을 정치적 아버지로 모신 분도 마땅히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공세를 펼쳤다.

이에 발끈한 김후보는"한나라당이 두 전직대통령의 부정한 돈으로 3천억원의 재산을 갖고 있는것을 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맞받았으며 이인제후보도 "이회창후보야 말로 대표, 후보, 총재재산을 다물려 받은 양아들이고 저는 버림받은 아들"이라고 말했다.

최근 각 후보진영에서 벌어진 폭로전에 대한 공방도 벌어졌다. 특히 DJ비자금 문제가 주테마로부상했다. DJ비자금 입수경위에 대해서는 김대중, 이인제후보가 공동보조를 취했으며 이인제후보는 당사자인 김후보보다 이회창후보를 더 거세게 몰아붙였다. 김후보는"비자금 괴문서 자료는금융기관이나 수사기관의 영장이 없으면 못갖고 나온다"며 이회창후보의 실명제 위반을 추궁했으며 이인제후보도 DJ비자금 문제를 미국의 워트게이트사건에 비유해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말했다.

이회창후보는"비자금 문제는 자료가 당에 제보됐다"며"자료가 나왔는데 덮어 두어야 하느냐"고반박했다.

지역감정 문제에 대한 세후보의 설전도 치열했다. 김대중후보가 영남단결론을 제기한 한나라당김윤환(金潤煥)선대위원장의 발언을 문제삼고 나오자 이회창후보는"'우리가 남이가'나 '우리가 남이여'나 마찬가지"라며 조크를 섞어 받아넘겼다. 이인제후보는 "지역감정에 대해 한 사람은 말을안 해도 되고 한 사람은 말을 해야하는 차이"라며 지역감정 문제와 자신과는 무관함을 애써 강조했다.

흑색선전에 대한 공방도 볼 만했다. 이회창후보는 김대중후보가 한나라당은 5, 6공당식으로 말하자 "국민회의에도 엄삼탁씨 같은 사람이 있다"고 반박했다. 또 김대중후보는 자신의 건강문제와관련해 "나와 내 처가 치매에 걸렸다는 말도 나오고 나의 보청기를 문제삼기도 하는데 미국의 클린턴대통령도 양쪽에 보청기를 하고 있다"며 발끈했다.

특히 이인제후보는 YS신당설에 의한 피해를 주장하면서"나는 흑색선전에 짓밟힌 사람"이라며 두후보를 상대로 국민신당=YS신당설, 창당자금 청와대 2백억원 지원설 등의 해명을 요구했다.〈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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