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청구회장 어디있나

'청구를 살려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대구시, 대구상의, 사회 시민단체는 물론 입주예정자들까지 나서 청구의 화의신청이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여기에 힘을 얻은 청구의 임직원들은 연일 계속되는 현장 노무자들의 항의와 멱살잡이쯤은 아랑곳하지 않고 회사를 살리기 위해 뛰고 있다.

그런데 정작 앞에 나서야 할 청구의 오너인 장수홍회장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화의신청을 한 26일 이후 장회장은 한번도 전면에 등장하지 않았다. 비단 언론 뿐만 아니라 다른 기관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평소에도 기자들을 잘 만나지 않기로 소문이 나 있기는 하다.

그러나 지금 청구는 화의신청을 해놓고 있다. 모든 임직원들이 화의신청이 받아들여지도록 하기위해 밤잠을 설치고 있다.

이런 때 회장이 나서서 경제단체, 시민단체, 언론기관등을 방문, 자초지종을 설명하면서 어떻게든회사를 살릴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한다면 그 효과는 배가될 것이다. 필요하다면 기자회견이라도갖고 모든 것을 터놓고 진심으로 도와달라고 한다면 청구살리기운동은 급속도로 확대될 것이다.장회장은 지난달 부도를 낸 일본 중견 증권회사인 야마이치증권 노자와사장이 기자회견장에서 "직원들을 살려달라"며 눈물어린 호소를 한 덕분으로 이 회사직원들 상당수가 다른 회사에 취업할수 있었던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혹시라도 '청구가 갖는 기업역할을 감안할 때 가만히 있어도 여론이 화의를 받아들여야 한다는쪽으로 흐를 것이다'라고 생각한다면 이는 엄청난 오산임을 알아야 한다.

청구가 화의신청을 한다는 소식을 접한 대구지역 금융기관들 대부분이 상당히 섭섭한 감정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여기에 대한 많은 부분이 청구라는 기업보다 장회장 개인에 대한 감정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장회장은 벼랑에 선 기업을 살리기 위해 임직원들과 함께 시민들을 향해 직접 호소하는 경영인으로 돌아와야 한다. 그것이 청구가 거듭나는 길이다.

〈崔正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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