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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인식의 지동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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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목욕탕에 갔더니 아이들이 물을 튀기고 냉탕에서 다이빙을 하면서 심하게 떠들었다. 좀 쉬면서 스트레스를 풀려던 나는 기분이 더 상해버렸다.

그런데 아이들의 이러한 행동을 제재하려는 어른은 아무도 없었다. 이 아이들 중의 한 아버지로보이는 중년은 연신 빙그레 웃으며 아이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아이들의 행동이 재롱스럽게 보인다는 표정이었다.

남의 자식의 버릇없는 행동도 자기자식이 할 때는 사랑스럽게 여기는 것이 우리네 습성이다. 남이하는 불륜은 스캔들이지만 자기가 하면 로맨스가 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교통법규를 위반하면삿대질을 하며 욕을 하면서도 자기가 그럴 때는 불가피한 사정이라고 항변한다. 남의 실수는 큰것이고 자기의 실수는 미미한 것으로 합리화한다. 자기가 이기면 실력이고 남이 이기면 행운이라고 비하한다.

사람들은 사물을 자기중심적으로 인식한다. 세상 모든 것을 자기눈으로 보지만 자기 눈만은 자기눈으로 보지 못하는 인식체계의 허점을 가지고 있다.

사회의 갈등과 대립도 대부분 이러한 인식구조의 모순에서 비롯된다.

가진자와 없는 자, 기업인과 근로자, 정계와 재계, 여와 야가 모두 자기의 입장만을 주장했지 상대를 이해하는 인식의 눈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

자기중심의 가치관은 끝없는 분쟁만 낳았을 뿐 사회발전에 기여한 것이 없다.

이제 우리는 남의 눈을 통해 자기를 볼 줄 알아야 하고, 남이 중심이 되어 자기가 객체가 되는 인식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천동설을 믿던 이가 지동설을 인정해야 하는 용기와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다.

인간이 사회적인 동물로서 공동체를 만들어 살면서 사고중심을 자신과 사회사이에서 어디에 두느냐가 그 사회의 문화수준 척도가 돼야 한다.

선진국 문턱까지 갔다가 주저앉은 우리는 그 원인을 여기에서 찾아보는 것이 옳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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