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국회 초반에 우려했던 파행국회가 회기 사흘을 남겨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모양은 이게국민의 국회인지 의심이 들 만큼 환멸스럽다. 외환위기 속에 감원과 감봉의 고통을 못이겨 자살로세상을 하직하는 국민들이 생겨나고 있는 상황에서 위기초래의 한쪽 책임을 느껴야할 국회가 위기극복노력을 외면하는 처사는 국민의 지탄을 면할 길 없다. 이번 국회는 주지하다시피 고용조정,기업구조조정, 추경예산, 정부조직개편, 인사청문회등 국제통화기금(IMF)지원체제와 새정부출범준비에 관련된 안건들을 처리해야 할 그 어느때보다 막중한 과제를 안고있다. 그럼에도 여야는 임시국회 초반부터 의사일정조차 합의하지못한채 국회의장직권으로 겨우 결정했는가하면 여야총무가합의한 의안처리사안조차 야당부총무가 뒤집는 파행이 지속된 것이다. 당초 예정된 임시국회일정을 파행과 공전으로 소모하게되자 다급해진 여야지도부가 6인위원회까지 구성해 이 문제를 타결지으려 했으나 이 역시 이견(異見)만 확인한 채 실패했다.
이렇게 되면 IMF지원이후 뉴욕외채협상과 노사정(勞使政)합의를 거쳐 그런대로 수습의 가닥을 잡아가던 외환위기가 재연될 것임은 불보듯 뻔한 것이다. 이번국회가 다룰 법안들이 IMF측과 외국투자가들이 금융지원과 추가투자를 위한 선결조건으로 지켜보고있는 내용임을 정치권도 알고 있을 것이다. 여야는 어쩌자고 국가위기를 수습하는데 도움이 되기보다 되레 벼랑끝으로 내몰아 위기를 가중시키는지 질책하지 않을 수 없다.
이같은 국회파행은 지금까지의 경과로 보아 지난 대통령선거후에 뒤바뀐 여야가 소여(小與) 거야(巨野)로 된데 가장 큰 원인이 있다. 우리는 벌써 이를 예상하면서 새로운 여소야대(與小野大) 국회가 소모적 힘겨루기로 치닫지 않도록 주문한바 있다. 그러나 그같은 기대는 무산되고 신여세력인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국회의 소수세력임을 망각하고 대선의 승리에 도취한채 오만함을 보인데반해 새로운 야당 한나라당은 소여(小與)의 길들이기에 집착해 있다. 여야는 지금 그같은 소승적자만과 이기에 매달려있을때가 아니라 국가존망의 순간에 있음을 통렬히 깨달아야 한다.문제가 되는 인사청문회 문제는 그것대로 절충을 계속하더라도 외환위기와 관련된 고용조정, 기업구조조정, 실업대책등에 관련된 내용들은 밤을 새워서라도 회기내에 처리해야한다. 이번 국회가끝내 파행으로 끝난다면, 그래서 국가위기를 가져온다면 국민들의 원망과 지탄속에 여야공멸의 상황이 올수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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