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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치의 취약점 가운데 하나는 하향식(下向式)정치구도 때문이라고 흔히 꼽혀진다. 중앙 당(黨)에 총재가 앉아서 국회의원 공천권을 행사하고 시·도지부와 그 산하에 지구당 조직이 상설돼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게 상례다. 따라서 이 거대한 조직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막대한 정치자금이 필요했고 공천권을 쥐고 있는 당 총재는 군림하는 존재일수 밖에 없다. 미국의 경우 선거구별로 설치돼 있는(공화, 민주 양당의 당원으로 구성된)선거위에서 자당(自黨)후보를 지명하는 상향식(上向式)체제이기 때문에 우리처럼 정당 공천을 둘러싼 시비곡절은 있을 수 없다는게 일반적인 견해다. 이런 측면에서 전경련(全經聯)과 대한상의가 정당의 지구당 제도 폐지와 함께 "제발 돈을적게 받고 받은 돈은 투명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하라"고 요구하고 나선 것은 흥미롭다. 재계(財界)가 또 국회의원 정수를 3분의1, 지방의원은 50%% 감축을 요구한 것은 획기적이라 할만하다. 물론 전례없이 재계에서 쏟아지고 있는 정치개혁 요구는 현재 강력하게 추진되고 있는 '재벌 개혁'과 무관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어떻든 정치권과 재계가 이처럼 선의의 견제세력으로 역할을 해낸다면 정경유착의 폐단이 해소될 것이기 때문에 적잖게 기대가 되기도 한다. 이런 와중에 한나라당이 의원 탈당금지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니 어리둥절하다. 소속의원들이 여권으로 이탈, 당이와해될까 전전긍긍한 나머지의 배수진이라니 몰락한 거대 야당의 처지에 동정은 가면서도 소속의원 마음 하나 단속못하는 모습이 볼성 사납다. 지구당 폐지의 개혁쪽인가 아니면 의원 탈당금지로정계개편방지쪽을 선택할 것인가 다음 국회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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