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교사를 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스승으로 높이 떠받들기도 하고, 의사.변호사처럼 전문직으로 보기도 한다. 최근엔 노동자로 분류하는 교사들이 전교조를 만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의 일반정서는 '스승'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남아있다. '스승의 그림자마저 밟지 않고 걷는'미덕을 지녀왔다. 우리사회가 교육자에게는 각별히 도덕성을 바라는 것도 이같은 가치관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교육계에는 촌지문제가 불거지고, '촌지망국론'까지 나오는 부끄러운 세상이 돼버렸다. '촌지'라는 말이 '돈봉투'나 '뇌물'의 뜻으로 변질된지도 오래다. 새학기가 되자 이 문제에 다시 불이 붙어 '촌지 교사 해임.파면'이라는 돌풍이 일것 같다. 18일 대구시내 초등학교 정문에 촌지 추방 알림판이 일제히 내걸렸다. 대구시교육청이 촌지 주고받기 관행을 뿌리뽑고 그 뜻을 학부모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란다. '현금이나 물품등의 촌지를 일절 받지 않고, 학교 방문객은교장 또는 교감선생님께 방문 사유를 밝힌 뒤 용무를 볼 것'이라는 내용도 담겨 있다. 또 금액의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교사가 어떠한 경우에도 촌지를 받은 사실이 적발될 경우 즉각 파면 또는해임시킨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조처는 새학기들어 이미 받은 촌지를 학부모들에게 되돌려주지 않을 경우에도 적용된다. 뭐니뭐니 해도 아직까지는 교육계가 다른 어떤 직종보다 양심적이고 순수한 집단이라고 본다. 촌지 주고받기를 근절하겠다는 교육계 자체의 의지는 나무랄 바가못된다. 하지만 촌지 문제를 앞세워 교사들을 마치 범죄집단처럼 보이게 하고 '스승'의 위상을 깎아내리는 일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빈대를 잡기 위해 초가삼간을 다 태우는 격은 아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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