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산가족들 남북화해 무드에 '상봉'꿈 부푼다

"이번엔 정말로 가족들의 생사라도 알 수 있으려나"

새정부가 들어선 뒤 남북한 화해분위기가 고조되면서 대구, 경북의 40만명이 넘는 이산가족들이이산가족 만남에 대한 기대와 실망이 교차되고 있다. 특히 12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남북차관급 회담에서 이산가족 문제가 논의되자 결과에 관계없이 이북5도민회엔 실향민들의 문의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평남 순천이 고향인 이북5도민회 대구사무소 윤사갑씨(70)는 "지난달말 정부가 이산가족교류추진방침을 밝힌 뒤부터 시작된 문의전화가 최근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실향민들의 전화내용은 대부분 "언제쯤 고향에 갈 수 있느냐" "부모, 형제들의 소식을 빨리 알 수 있으면 좋겠다"는 등의 내용.

실향민 황모씨(77)는 이산가족명단을 북한에 전달한다는 방침에 심인(尋人)의뢰서를 새로 작성,첫번째로 대구사무소에 제출했다. 경기도 개풍이 고향인 황씨는 1백6세 아버지, 95세 어머니, 62세 여동생, 59세 남동생을 찾아달라며 의뢰서를 냈다. 황씨처럼 북한의 가족들과의 상봉 또는 소식을 기대하며 심인의뢰서를 제출하는 실향민들이 앞으로 줄을 이을 전망.

그러나 이북5도민회 대구, 경북사무소는 중앙으로부터 이산가족 심인의뢰서에 관한 지침이 내려오지 않아 정식으로 의뢰서 접수를 못하고 있다. 대구사무소 한 관계자는 "지난달말 정부가 심인의뢰서를 받아 대북전달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심인의뢰서를 어떤 양식으로 받을지 등 해당지침이 통보되지 않아 문의를 하는 실향민들에게 기다리라고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실향민들은 북한이 이산가족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 성과를 거둘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반신반의하고 있다. 실향민들은 "남북한간에 이산가족 문제가 원만히 타결돼 생이별한지 50년이 가까운 꿈에도 그리운 가족들의 생사라도 알 수 있기를 학수고대한다"고 말했다.

〈李大現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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