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여행해본 사람은 할 말이 많다. 인사 습관과 상냥함, 도둑이 없는 도시, 경적을 울리지 않는 자동차, 양보하는 운전자 등등. 독서도 빼놓을 수 없는 주제.
도쿄의 러시 아워 지하철은 가히 살인적이다. 그러나 그렇게 복잡한 전동차 속에서 앉아 있는 승객은 물론 서 있는 승객들도 책을 위로 쳐들고 읽고 있다. 그들 중에는 야한 성인만화를 태연하게 읽고 있는 중년 남성들도 섞여 있다. 그러나 천박하다고 지나치면 오산. 고전.전문서적.문학류등 읽히고 있는 온갖 책 가운데 일부일 뿐이기 때문.
어릴 때부터 책읽는 습관이 든 일본인들의 독서열은 나이가 들어도 식지 않는다.국민들이 책을 많이 찾으므로 서점과 도서관이 많기 마련. 서점 빌딩이 몇 십리나 늘어서 있는도쿄는 물론 웬만한 중소도시에도 서점이 약국보다 더 자주 눈에 띈다. 그렇게 서점과 도서관이많지만 항상 만원.
책의 양도 엄청나다. "도쿄에는 세계에서 출판된 모든 책이 있다"는 것이 그들의 자랑이다.그들은 또 책을 많이 출판한다. 제 일에 대한 철저함이 책을 쓰는 바탕이지만 책을 많이 읽고 기록하는 습관도 원인. 특히 사소한(?) 실무지침서도 출판 대상물 이다.
몇년전 일본 농무성의 채소담당 간부가 당시 우리나라 농수산부 채소담당 간부를 만나 "당신은책을 몇 권이나 썼습니까"라고 물었다. 질문을 받은 이 간부는 처음에는 무슨 질문인지 몰라 당황하다 "채소를 담당한지 얼마안돼 책을 내지 못했다"며 얼버무렸다. 그 다음부터 대화가 겉돌며 곧 끊겼다. 채소관련 책만 10권 안팎 집필했던 그 일본 관리는 이런 한국이라면 일본을 능가할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 안도하며 한국을 떠났을지도 모른다.
'책의 친구'인 일본인 가운데는 "한 나라가 선진국이냐 아니냐는 물질이 아니라 그나라 국민이 책을 얼마나 읽느냐에 달려있다"고 믿는 이들이 많다. 〈崔在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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