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국무장관이 어제 방한, 박정수외무부장관과 회담을 가진 것은 시의적절했다고 본다. 새정부 출범 2개월을 넘긴 시점에서 한 ·미 관계를 재정비 할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알려진대로 김영삼정부때는 미국과의 관계에서 불협화음이 자주 들렸다. 북한 문제에 관한한 미국에 끌려가면서도 각론(各論) 또는 미세한 실천부분등에서 갈등을 노출시켰고, 통상분야 마찰도 적잖았다.
국제관계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이익만을 위해 존재할 수 없다고 볼때 전(前)정부는 대미(對美)관계에서 매끄럽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김대중정부는 한 ·미 관계를 전향적, 미래지향적으로 재설정할수 있는 기회를 맞고 있다. 미국도 새정부를 대하는 태도에서 신뢰를 보내고 있는 듯한 점을 읽을 수 있다. 경제발전만이 아닌 민주사회실현에 대한 새정부의 의지를 높이 평가하고 있고, 김대통령 개인에 대한 평가도 남다르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첫 한 ·미외무장관 회담은 비록 현안해결에 뚜렷한 성과는 없었지만, 한 ·미 관계의 기본 틀을 다지고 서로를 이해하려는 상호인식에서 큰 도움이 됐다고 본다. 우선 당장 6월로 예정된 김대통령 방미 준비사항점검·남북대화와 4차회담병행추진 ·경제 위기극복을 위한 미국의 지원약속등은 전통적인 한 ·미우호관계를 더욱 공고히 한것이다. 특히 IMF체제에 들어간 우리로서는 미
국의 지원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해지고 있어 미국투자단의 방한등의 약속을 얻어 낸 것도 성과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투자단이 한국을 빨리 찾을 수 있도록 우리자신의 적극적 유인책 ·국제신인도 회복등이 필수적이다.
이번 양국 외무회담에서는 경수로재원 분담문제와 대북 중유(重油)비용분담문제에는 이견이 컸다. 우리입장은 분명하다. 경수로건설은 우리의 안보뿐만아니라 대북 핵전략적 차원에서 추진 된 바 미국의 비용분담이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도 부족분10%의 부담을 한국에 떠넘기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특히 경제위기에 처한 우리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것이다. 중유문제도 미국부담을 한국에 일부 전가시키려는 것은 당초 한·미간의 양해 사항과도 위배된다고 보는 것이다.
한·미관계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부분은 외교경로를 통해 해결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행여 미국이 IMF시대에 경제적 약점을 지닌 우리에게 그 약점을 담보로 무리한 요구를 한다면, 오랜 우호관계가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우리도 미국에만 너무 의존하지 말고 일본 ·중국·러시아등과의 협력관계도 소홀히 해선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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