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라진 봄나물 잊혀지는 옛맛

재래종 봄나물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개량종으로 온실에서 재배하는 것도 있지만 설 자리를 잃어버린 것도 많다.

좋은 반찬거리가 됐던 '말'은 시골 장에서조차 찾기 힘든 나물이 됐다. 맑은 웅덩이에서따던 말은 향수에 젖은 시골출신 할아버지, 할머니가 조금씩 찾을 따름이다. 쌈으로 인기를끌었던 질경이도 요즘은 먹는 사람이 드물다. 개울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던 돌나물은 재래종을 찾기 힘들다. 시중에 나오는 것은 거의 온실을 거친 것이다. 비름도 온실에서나오는 것이 대다수다.

나른한 봄철 밥 맛이 없을 때 자주 먹으며 '씬냉이'로 부르던 씀바귀도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다. 제주도의 유채꽃을 연상시키며 장다리꽃으로 불리던 삼동초도 요즘 나물로 해 먹는 사람이 없다.

지역에 따라 인기를 끌었던 팥잎 쌈, 메밀 나물, 등나무 잎 등이 한 때 소중한 봄반찬이었다는 사실조차 아련하다. 가죽나무의 새순으로 만든 가죽나물은 키우는 사람이 없어 비싼 값을 줘야 하고 두릅 역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리는 실정. 추억속의 개떡에 박힌 완두콩은일부 농가에서 온실 재배로 수요에 감당할 뿐이다.

히로시마 원폭투하 후 폐허에서 가장 먼저 싹을 틔웠다는 쑥만큼은 재래종이 1백% 식단을차지하고 있다. 두릅, 달래, 냉이, 돌나물, 씀바귀 등은 이제 개량종이 농가소득 작물로 자리잡아 겨우 봄 맛을 전하고 있다.

농협 대구경북지역본부 최문섭대리(34)는 "수많은 봄나물이 환경오염과 부족한 일손때문에우리 곁을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 〈全桂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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