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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스승을 받드는 사회기풍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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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스승의 은혜를 기리는 '스승의 날'이다. 하지만 교직자들은 물론 학부모와 학생들도평소보다 난감하고 우울한 날이 돼버렸다. 교육부장관이 5월을 촌지 없는 달로 만들자고 호소한 데 이어 이 운동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맞은 오늘은 일그러진 우리 교육현실을절감하게 만든다. 대부분의 학교들은 촌지(寸志)나 선물을 사양하기 위해 학부모의 출입을막고, 심지어는 꽃다발까지 차단하고 있어 참담하기 그지없다. 이 삭막하고 각박한 교육풍토가 사도(師道)마저 뒤흔드는 것 같아 두렵다.

촌지 안 받기 운동의 확산은 교육계의 부패를 스스로 인정하는 격이지만, 그보다는 우리 사회의 총체적인 병폐를 그대로 반영한다고 봐야 한다. 교직자를 능멸하고 자식 앞에서마저폄하를 서슴지않는 학부모일수록 촌지를 잘 바친다는 사실을 상기해볼 필요도 있다. 그런이기적인 학부모들의 돈은 교직자의 자긍심을 썩게 하는 독(毒)에 다름아니며, 오늘의 풍토를 가져온 주범이라고 본다.

스승은 어떤 경우에도 스승으로 대접받아야 한다. 세상이 아무리 각박하더라도 사람을 길러내는 스승의 자리가 흔들려서는 교육이 바로 설 수 없다. 촌지비리 척결은 마땅하지만 한송이 카네이션마저 부정한 눈으로 보고 교문에서부터 차단해버리는 세태는 뭔가 잘못돼도크게 잘못됐다. '스승의 날'에 제자들이 꽃을 달아주고 조촐한 선물을 전하는 모습은 분명우리의 미덕이며, 흐뭇하고 아름다운 미풍양속이 아니었던가.

교직은 사람을 길러낸다는 긍지와 사명감을 갖게 하기 때문에 다른 직종과 구별돼왔다. 이때문에 과중한 업무와 박봉에 시달리면서도 긍지를 잃지 않았다. 사회는 스승이라는 인격체에 희생만 강요할 뿐 그들을 제대로 대접하는 데는 인색했다. 그런데 일부 교직자들의 촌지비리가 불거지면서 보편적인 스승의 상에 흠집이 커지고, 사도가 더더욱 땅에 떨어지는 비극이 빚어지고 있다.

촌지 관행이 학생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고, 기성 사회의 비리 구조에 눈뜨게 하는 주범이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도 묵묵히 스승의 길을 가는 대다수의 교직자들을 위해서라도 척결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교육부의 정책이나 학교측의 대응방식이 너무 근시안적이고졸렬하다는 데 문제가 있다. '촌지를 받지 않습니다'라는 안내판을 학교마다 설치해 물의를빚은 적도 있지만 학교와 교직자들의 자긍심이 훼손당한 상태에서 교육이 제대로 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교직자들의 자정 노력도 따라야겠지만 스승답게 권위를 지키며 교단에 설수 있도록 스승을 스승으로 받드는 사회기풍과 정책적 뒷받침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이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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