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체적 소화능력 배양 능동적 개방 필요한 때

지난 반세기동안 빗장이 걸려있던 일본 대중문화의 개방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일본의 서적,비디오 테이프등이 사실상 개방된 상태이고 음으로 들어온 저질문화가 사회문제로 등장하는경우를 봐서라도 이같은 방침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일본 대중문화의 개방이 늦어진 것은 반일(反日)감정 등 국민정서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여기서 우리는 일본 대중문화를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를 살펴보아야 한다.첫째, 우리나라의 일본 TV프로그램 표절문제다. 국내 쇼프로는 일본프로그램의 진행방식과내용을 그대로 베낀다. '호기심 천국'을 본뒤 일본 위성방송을 보면 얼마나 내용이 흡사한지금방 알아차릴 것이다. 몇년전엔 CF모델의 광고표정까지 그대로 흉내내 문제가 되기도 했다.

둘째, 우리 청소년들의 헤어스타일과 복장을 보라. 앞볼이 볼록한 군화처럼 생긴 구두가 일본의 영향으로 유행되었으며, 양쪽 머리를 다 깎고 중간의 머리털만 남겨 놓은 일본 사무라이풍의 헤어스타일이 유행된지 오래다.

셋째, 일본문화의 가장 큰 특징은 외래문화를 무조건 받아 들이는 것이 아니라 여과해서 갈고 닦은 다음 독창적인 어떤 것을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옛날 한자문화를 받아들여 독창적인 '히라가나'를 만들어 모국어로 사용하고 있으며, 김치문화가 일본에 전파되어 '기무치'라는 형태로 바뀌어 수출도 하고 있지 않은가.

넷째, 일본문학이 전통적인 특성과 세계적인 보편성의 조화로 노벨문학상을 두번이나 탔다는 점에서 우리는 일본의 나쁜 문화는 버리고 좋은 문화는 받아들여 새로운 문화발전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옛날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책이 얼마나 우리의 발전을 더디게 했는지를 살펴보면, 일본문화개방이 결코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발견할 수있다. 일부에서 이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무너지는 강둑을 두 손으로 떠받치고 있는 것과 같다. 다만, 일본 대중문화를 여과해서 받아들이고 양질의 문화부터 단계적으로 받아들여 이미 유입된 퇴폐적인 문화를 밀어내고, 이번 기회를 통해 양국의 문화교류를활성화시키고, 우리문화시장을 넓힐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이재숙(대구시 대현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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