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지방선거가 비방대회인가

지방선거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들과 정치권은 이성을 잃어가는

느낌이다. 장관까지 선거지원에 나서 관권선거시비를 빚었는가하면 지역감정

조장, 낯뜨거운 저질흑색선전의 난무등 감정싸움으로 치달아 지방선거가 형

편없는 수준으로 전락하는 모습은 서글프기 짝이 없다. 우리의 선거문화 수

준이 고작 이정도인가 싶은 자괴감과 이런 지방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는 무

력감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27일 경기지사선거의 찬조연사였던 한나라당의 김홍신의원이 "김대통령과

임창렬후보는 거짓말을 너무 많이해 입을 공업용 미싱으로 박아야 할 것"이

라 한 것은 그같은 저질발언의 표본이라 할것이다. 아무리 상대당과 상대후

보에 대한 감정이 격화됐다 하더라도 나라를 대표하는 대통령을 이렇게까지

원색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이밖에도 상대후보의 부인 사생활

과 관련한 추악한 흑색선전을 하고 있다든지 "다른 지역 사람을 당선시킬 수

없다"는 등의 지역감정 선동 발언을 하는 것등은 선거타락의 바닥을 보여주

기에 이른 것이다.

이처럼 지역민을 향한 정책경쟁보다 상대후보와 상대당을 헐뜯는 네거티브

선거운동이 판을치게 된것은 처음부터 정치권이 지방선거를 지방선거답게 치

르기보다 여야의 힘겨루기 선거로 밀어붙였기때문이다. 지방선거 결과에따라

정계개편을 하려는 의도를 보인 여권의 태도가 그러하고 정당의 지역연고 기

반에 따라 후보를 내기도하고 내지않기도 한것은 후보구도에서부터 지역색대

결을 가져오게 했던것이다.

이렇게 되면 지방선거가 지역개발문제나 지방민

의 복지에 대한 지역차원의 정책대결보다 원색적 공격과 비겁한 헐뜯기 선거

운동이 판을 칠수 밖에없는 분위기에 휩싸이게 된다.

저질비방선거운동이 대통령에대한 원색공격으로 김의원의 제명이 거론되는

등 심각한 정치문제로 발전하고 있어 남은 선거기간동안 어떤 사태가 벌어질

지 심상치않다. 지방선거의 네거티브 선거운동이 여야의 갈등과 충돌을 일으>

켜 정국불안을 가져온다면 선거가 경제위기극복에 결정적 걸림돌이 될것이

다. 그뿐아니라 유권자를 우롱하는 이같은 선거는 결국 선거무관심과 정치적

냉소주의를 팽배케함으로써 지방자치와 풀뿌리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말것이

다.

후보들과 정치권은 더이상 저질인신공격, 흑색선전, 지역감정조장을 중단

해야한다. 제2환란이 우려되는 급박한 상황에서 이성을 되찾지않으면 파국을

초래할수도 있음을 알아야한다. 지방선거를 지방선거 답게 치르도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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