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쟁국 덤핑공세…수출 급전직하

지역 섬유수출의 최대 교두보였던 홍콩시장에서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국내 20여개 섬유업체의 홍콩사무소가 지난 5월말로 완전 철수, 대구섬유의 '홍콩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터키 우회수출과 러시아시장 진출의 교두보인 두바이시장도 터키의 주문물량이 줄어든데다러시아경제사정의 악화로 수출물량이 급감, 지역섬유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있다.또 출혈수출을 통한 덤핑경쟁의 심화로 시장질서가 무너지고 있는 가운데 이달 들어서는 합섬직물의 신규 수출주문이 거의 끊기는 현상이 나타나고있다.

이에 따라 여름부터 시작되는 비수기에 접어들면 지역 섬유업계에도 거센 구조조정 바람이휘몰아쳐 퇴출위기에 놓일 기업이 속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삼아의 김태호 회장은 "올해 초엔 수출주문이 이어졌으나 봄부터 바이어들의 발길이 끊겼다"며 "은행 및 기업 구조조정과 맞물려 신규 대출이 불가능해 6·7·8월은 지역 섬유기업들이 숨도 못쉬는 상황이 될 것같다"고 걱정했다.

직물수출의 부진은 주력 시장이던 홍콩을 비롯한 동남아 시장이 완전히 거덜난데다 미국·EU·캐나다·터키 등 수출쿼터지역의 주문물량도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금강화섬 민성재 대표는 "국내 섬유업체의 홍콩사무소가 지난5월말 완전히 철수했다"며 "홍콩시장은 이제 회복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른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호경기를 구가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도 의류수출은 소폭 늘었으나 직물수출은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있다.

직물업계뿐 아니라 화섬업계(원사메이커)도 생산과잉에다 대만·일본의 덤핑공세에 고전을면치못해 일부 설비를 동남아 등지로 이전을 추진하는 등 지역 섬유산업 전체에 짙은 먹구름이 몰려들고 있다.

특히 화섬업계는 원사수출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시장이 위안화 절하로 구매력을 상실할 경우,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더욱이 최근 대만 화섬업계의 원사 덤핑공세가 강화된데다엔화절화로 수출경쟁력이 생긴 일본 화섬업계마저 원사 수출경쟁에 뛰어들어 국내 화섬업계는 사면초가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태왕물산 권성기 회장은 "국내 화섬업체가 공급하는 원사값보다 일본산 원사는 파운드당 5센트, 대만산 원사는 파운드당 15센트 정도 싸다"고 말했다.

〈曺永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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