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97년 귀속 소득세신고가 끝났다. 사업소득이나 부동산임대소득등 종합소득이 있는 사람들은 세금 때문에 또 한바탕 전쟁을 치렀을 것이다. 소득은 줄었는데 세금은 더 많이 내라고 한다면 불만도 많았을 것이다.
필자가 10여년을 세무대리업무에 종사하면서 느낀점은 우리 국민들 가운데 세금에 대해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세금은 어떻게든 안내거나 적게 내는 것이 제일이라는 의식에서 남보다 세금을 많이 낸 사람은 바보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한편으론 이해가 가기도 한다. 한번씩 터지는 세무공무원의 비리, 형평에 맞지 않는 듯한 조세제도, 세수확보위주의 무리한 조세행정등을 접하다 보면 짜증이 나는 일이 한두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금은 내야하고 바르고 제대로 세금내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아주 기본적인 이야기로 세금없이 한시라도 이 사회가 지탱될 수 있는가? 물론 없다. 납세의 의무가 국민의 4대의무 중 하나인 것을 배우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국방의 의무, 교육의 의무, 근로의 의무에 비해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세금 많이 내야지 하는 사람이 너무 적은 것 같다.
IMF시대를 겪으면서 중산층이 무너지고 빈부격차가 점점 심해진다고 걱정하는 소리가 높다. 한 사회를 안전하게 지탱해 주는 기반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세금의 일차적인 기능은 바로 빈부격차해소에 있다. 가난한 사람을 위해 성금을 내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전체적이고 근본적인 해결은 세금으로 할 수 밖에 없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국가재정은 더 많이 필요하게된다. IMF시대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민간과 더불어 정부도 많은 일을 해야한다. 구조조정, 실업대책, 벤쳐기업육성, 사회복지등 세수 없이 되는 일은 하나도 없다.물론 이 글은 IMF시대를 힘들게 살아가는 서민들에게 하는 말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재산이 많거나 소득이 높은 사람들이여 세금내는 것을 두려워 하지 말자. 국세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 금융소득종합과세가 유보되고, 전문 직업인의 서비스에 대한 부가가치세과세가 부결된 것은 유감이다.
세금 많이 내는 것이 곧 애국이다. 세금 많이 내는 것을 자랑스러워하고 그런 사람을 존경하는 사회를 만들자.
〈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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