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5시30분 대구시 남구 대명동 순복음교회 입구. 알록달록 염색한 머리에 귀고리까지 한 신세대풍의 젊은이들이 서너명씩 짝을 지어 모여들고 있었다.
모인 사람들은 이른바 '해커(hacker)'들. 나름대로 컴퓨터에 관한 한 일가견이 있다는 사람들이 정례 모임을 가지기로 했던 것이다. 모임의 목적은 정보교환. 이들은 회원수가 전국적으로 최소 2천명은 된다고 말한다.
"해커단체를 인정해줘야 해요. 해커라고 하면 무조건 나쁘게 생각하는데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해커를 싫어하는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의 정보안전망이 허술하다는 증거이기도 하지요"ㅎ대 무용과를 다니다 컴퓨터에 빠져 해커가 됐다는 김사현씨(가명.21.대구시 남구 대명동).그는 해커를 육성해야만 우리나라 정보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저는 가명을 사용하고 있고 그 가명에 맞는 주민등록번호도 하나 만들어냈죠. 정부 전산망에 들어가서 호적따위를 고치는 것은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예요" 김씨는 은행, 기업전산망어느 것 하나 허술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경기도 용인에서 왔다는 조희석씨(가명.21)도 한마디 거들고 나섰다. 해커들은 남의 프로그램을 무조건 부수기만 하는 크렉커(cracker), 전산망에 침입할 줄만 알지 나올 줄은 모르는파워유저(Power user), 침입해서 쉽게 발각되는 위저드(Wizard) 등과는 다른 일종의 전문가라는 것이다.
"최고의 컴퓨터 전문가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물론 기술을 이용한 범죄는 자제해야겠죠"인사를 나누며 어디론가 사라지는 20여명의 해커들. 그러나 그들이 늘어놓는 이야기속에는전문가로서의 정보교환보다 무언가 위태로움이 더 엿보였다.
〈崔敬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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