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이 끝난 오후 5시 대구 원화여고. 1학년 학생들이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체육복 차림에 테니스 라켓을 든 학생들은 운동장으로, 일부는 컴퓨터실·음악실로 향한다. 무용실에는 검푸른 도복에 죽도를 쥔 '검객'들의 기합소리가 우렁차다. 배지윤양(16)은 "스트레스 해소에는 검도가 최고"라며 기본기 익히기에 열심.
지난 해부터 다양한 방과 후 학습활동을 시작한 원화여고. 영어·수학 등 입시과목 위주의보충수업 일변도에서 벗어나 볼링·무용·사진·서예·현악 등 23개 강좌를 마련했다. 학생들에겐 교과 보충은 물론 취미·소질 계발의 기회. 수학·회화(영어)반은 초·중급 수준별로운영되고 있다.
영어회화 초급반엔 희망자가 99명이나 몰려 4개 반으로 나눴고, 자연생태 조사반은 10명도안됐지만 강좌를 마련했다. 학생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한 것.
어려운 점도 많다. 제한된 인력·공간 사정에도 불구하고 23개 강좌를 38개반으로 나눠 운영하기는 예삿일이 아니다. 교실을 최대한 활용하고 교내에서 불가능한 볼링·수영은 사설체육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38개반 중 24개 반 강의는 외부강사가 맡았다.
원화여고의 방과 후 학습활동이 모양새를 갖춘데는 '교육활동 연구실'이라는 전담팀이 큰역할을 했다. 3명의 교사로 조직된 이 팀은 방과 후 강좌를 총지원한다. 팀장 박병철 교사(48)는 "처음 시작할 땐 학부모의 부정적인 시각, 시간·공간적 여건 부족 등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젠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다"고 했다.
〈金敎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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