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민련 지도체제 갈등

자민련이 사무총장 교체를 계기로 당 전열정비에 나서고 있으나 곳곳에서 마찰음을 일으키고 있다.

박태준(朴泰俊)총재는 지난 9일 밤 오너인 김종필(金鍾泌)총리서리와의 조율을 거쳐 박구일(朴九溢)사무총장을 박준병(朴俊炳)부총재로 전격 교체하는 등 지방선거 패배이후 당체제정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방선거에서는 패배했다 하더라도 곧 있을 7·21 재·보선을위해서는 당전열을 재빨리 재정비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박총재의 의도와는 달리 당내 서열3위인 수석부총재자리를 놓고 각계파간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는 등 재·보선을 앞두고 벌써부터 당이 적전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문제는 충청권의 대표주자인 김용환(金龍煥)부총재가 먼저 제기하고 나섰다. JP의 대리인역을 하고 있는 김부총재가 10일 그동안 자신이 맡아 왔던 국민회의와의 협상대표 자리를 그만 두겠다고 밝히고 수석부총재직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이는 지방선거를 통해 박총재의 지도력과 당의 전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판명된 만큼 당을 명실상부하게 기존 주류인 충청권 중심으로 끌고 가겠다는 의사표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로 김부총재는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당내 충청권 당료들로부터 전임 김복동(金復東)수석부총재의 뒤를 이어야 한다는 압력을 받아왔다.

이같은 충청권의 공세에 박총재측은 다소 당황하는 듯하다. 박총재는 사무총장문제만해도자신의 뜻과는 달리 김총리서리의 강압에 밀리다시피 경질한 마당에 수석부총재자리까지 충청권에 넘길 경우 자신의 위상에 심대한 타격을 받을 것 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때문에박총재는 수석부총재는 공석으로 둘 뜻을 강하게 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현재 15명으로 비대화돼 있는 부총재자리를 6, 7명으로 축소해 자신의 친정체제를 강화하겠다는 생각이다.

지방선거 패배로 자민련이 갖고 있던 공동정권내 위상이 심대한 타격을 받고있는 마당에 당내 지도체제문제에 까지 갈등을 빚는 바람에 자민련이 정상궤도를 찾기까지는 상당기일이걸릴 것으로 보인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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