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월드컵 사상 첫 승을 기대했던 멕시코전은 차범근 감독의 용병실패가 경기결과에 그대로 반영됐다.
필자가 뛰었던 지난 90년 이탈리아 월드컵때도 주전 5명이 갑자기 바뀌어 선수들끼리 불화를 빚고 팀워크가 무너졌다. 이때문에 멕시코전을 앞두고 미리 발표된 '베스트 11'은 차감독의 위장오더인 것으로 생각됐다.
차감독은 예상외의 '베스트 11' 기용배경으로 '평가전이나 연습경기에 나타난 선수들의 컨디션'을 들었다. 여기에 허점이 있다. 선수들은 경기에 나가기 위해 코칭스태프를 의식한 컨디션조절을 하고 무리를 하기 마련이다.
최전방 공격수로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최용수를 빼고 '컨디션이 최고였다'는 이유로 김도훈을 기용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김도훈은 과도한 긴장감으로 다리에 쥐가 났고 장기인 공중볼처리와 몸싸움에 완전히 밀려자기역할을 하지 못했다.
경험이 많고 검증된 '베스트 11'을 기용하되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컨디션좋은 선수로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했다.
수비수 기용도 패전의 큰 요인이다. 이민성은 멕시코 최고의 공격수 블랑코를 막는데 역부족이었다. 멕시코의 모든 찬스는 블랑코의 측면돌파에 의한 중앙연결과 왼쪽공격수 에르난데스로 이어지는 방식이었으나 이민성은 힘에 겨워 무리한 태클을 일삼았다. 1대1 방어에뛰어난 이상헌 등으로 교체하는 것이 필요했다.
유상철 김태영 등 다른 수비수들도 볼만 쫓아다니다 순간적으로 상대선수들을 놓치기 일쑤였고 문전에서 예측능력과 집중력이 떨어져 위기를 자초했다.
다만 홍명보의 폭넓은 시야와 완급을 조절한 패스, 노정윤의 공수조절능력과 투지 넘치는플레이는 돋보였다.
전체적으로 멕시코의 기술축구가 한국의 조직력을 무너뜨린 경기였고 경험의 중요성을 절감케 한 일전이었다.
한국이 벼랑끝에 몰렸지만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을 중심으로 새 전술을 마련하면 더 좋은경기를 펼칠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전월드컵대표·청구고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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