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을 마친 대학생들이 이번 주부터 방학에 들어갔다. 경제대란 이후 처음 맞는 여름방학.그런 탓인지 18~19일 캠퍼스에서 만난 학생들의 표정에는 방학을 맞는 설레임을 찾아 볼 수없었다.
경북대 이동수군(19·경제통상과 1년)은 "방학 기분이 나지 않는다"며 "멀리 여행이라도 가고 싶지만 고생하는 부모님을 생각하면 마음에 걸리고 아르바이트를 하려해도 일자리가 없다"고 푸념했다.
방학은 학생들에게 학비나 용돈을 벌 수 있는 더없는 기회. 그러나 요즘 아르바이트 자리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경북대 취업정보센터에는 아르바이트 신청 학생이 5백53명으로지난해의 2배 수준이나 일자리는 1백여개도 안된다는 것.
복학생이나 3~4학년은 취업걱정으로 방학이 없다. 공부를 한들 취업난에 일자리가 하늘에서떨어지는 것은 아니나 그렇다고 포기하고 놀 수도 없는 노릇.
허선영양(21·경북대 사회복지 3년)은 방학때 학교에서 토플강의를 듣고 도서관에서 공부할작정이다. 허양은 "방학때면 친구들과 놀러 갈 계획도 짜고 했는데 올해는 방학때 뭘 공부할지가 고민"이라고 했다. 지난해까지 해외 배낭여행을 떠나는 친구들도 많았는데 올해는국내 여행을 계획하는 친구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 그의 전언. 영남대에서 만난 복학생신경덕군(23·경영 2년)은 학교 도서관이나 인근도서관에서 방학을 지낼 계획. 2학년이지만이번 방학부터 취업준비를 시작, 영어실력을 다지고 자격증 하나라도 따야겠다는 생각이다.영남전문대 김상대군(24·건축2년)은 학기중 보다 방학이 더 바쁘다. 건축기사 2급 자격증시험 준비도 해야 되고 2주간 공사현장에서 실습도 받아야 된다.
방학 중 계절학기 수강 신청자도 크게 늘었다. 성적이 나쁜 과목을 재수강하려는 학생, 졸업학점을 좀더 빨리 이수해 본격적인 취업준비를 하려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 영남대는 지난해보다 4백50여명이 늘어난 1천6백59명. 계명대 경우 지난해 4백50명이었으나 올해 신청자는 5백여명이다. 학교 어학당, 어학연수원, 학원 등지에서 영어강좌를 듣거나 각종 자격증을따기 위한 준비로 방학을 보내려는 학생이 많아졌다. 다른 대학이나 전문대에서 4년제 대학으로 편입시험을 공부하려는 학생도 상당수.
전무후무한 취업난과 경제위기가 방학을 맞은 대학생들에게서 낭만을 빼앗아가 버린 것. '별이 쏟아지는 해변' 이나 '완행열차를 타고 고래 잡으러 가는 것'을 이들도 사치로 느끼고있는 듯했다.
대구교대 학생회 이모군(21)은 "학우들이 방학때 공동체 활동보다 개인생활을 선호한다"며안타까워 했다.
실리를 찾는 것이 최근 대학생들의 흐름. 그게 현실이다. 그러나 이번 방학에 한 번쯤 훌훌털고 어디로든지 떠나 세상과 인생을 고민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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