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시 농산물도매시장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는 박모씨(50).
1백만원이 채 안되는 월급 봉투로 위암을 앓고 있는 형님 치료비를 보태고 남은 돈으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생활탓에 얼마전에는 대학 2년생 아들이 휴학계를내기도 했다.
그러나 얼마전 박씨는 분수에 넘는 사치를 시작했다. 위기에 처한 실직 가정을 위해 본사가펼치고 있는 '기쁜날 이웃사랑' 캠페인의 정기 후원자가 된 것. 매달 5만원씩이지만 박씨 표현대로 없는 사람에게는 큰 돈이다.
"솔직히 살아가기가 힘들지만 나같은 사람이 어려운 이들의 형편을 더 잘아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것이 박씨가 후원을 결심한 짧막한 이유.
어느날 몰아닥친 IMF 한파로 곳곳에서 신음소리가 흘러나오지만 이속에서도 희망의 꽃은피고 있다. 박씨와 같이 쓰러져 가는 이웃을 되살리려는 온정이 쏟아지고 있는 것. 지난 6월13일부터 본사가 시작한 '기쁜날 이웃사랑' 캠페인에 18일 동안 모여진 기금은 모두 4천여만원. 한통화당 1천원이 기금으로 누적되는 700-7979 ARS로도 3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정기 회원과 후원자를 합쳐 현재까지 5천여명에 이르는 대구,경북민들이 '기쁜날 이웃사랑'캠페인에 참가한 셈이다.
물론 여기에는 고사리 같은 손으로 용돈 몇천원을 가져온 초등학생부터 익명으로 5백만원을선뜻 부쳐온 가정주부까지 모두 무너지는 공동체를 지키려는 사랑이 넘쳐나고 있다."아픔을 조금씩만 함께 한다면 어떤 절망도 이겨낼 수 있겠죠" 정기후원자인 30대 가정주부의 말처럼 작은 온정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李宰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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