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쇠고기 원가와 유통 문제점

'쇠고기의 소비자 가격이 산지 소 값을 반영하고 있는가'

대구시는 정육업자가 가격을 내리지 않으면 관계기관과 세무조사를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축산농가는 끝없이 떨어지는 소값에 유통구조까지 엉망이이서 파산지경에 이르렀다고분통을 터뜨린다. 그러나 정육점 주인은 수지를 맞출 수 없다고 호소한다. 사정이 어렵다보니 소비자들은 제 값에 쇠고기를 먹지 못하는 피해를 본다.

과연 쇠고기 값은 얼마쯤 돼야 적정한 것일까. 쇠고기 원가를 살펴보면서 육류 유통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살펴본다.

▨한우라고 모두 같은 한우인가

소비자들이 쇠고기를 살 때 놓치기 쉬운 것이 한우의 질이다. 등심, 안심, 사태 등과 같이사려는 부위는 대충 알고 있지만 어느 정도의 질에 몇등급 고기인지 관심을 갖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는 행정기관의 쇠고기 값 가격 조사에서도 마찬가지다. 등급을 묻지 않고 '등심값'만 물어서는 쇠고기의 '제 값'을 알 길이 없다.

한우를 도축하면 1등급, 2등급, 3등급, 등외 등 4가지 등급으로 나뉜다. 도축한 한우 중 1등급이 5%, 2등급 20%, 3등급 70%, 등외 5% 안팎 등으로 대다수 한우는 3등급이다. 시민들이 통상 부르는 특등육, 상등육, 중등육, 보통육 등은 부위에 따른 구분이다. 안심은 특등육,등심.채끝은 상등육, 설도.우둔.앞다리.목심은 중등육, 양지.사태는 보통육에 속한다.자체 상표로 계약 사육하는 거세 수소는 일반 한우보다 10~20%의 원가 상승요인이 있다.▨판매점의 적정 이익률은 얼마인가

축협의 한 조사를 보면 2명이 대구시내의 12평 매장, 인건비 합계 1백40만원에 적정마진율17%를 유지하려면 하루 80만원 이상 매출을 올려야 한다. 이 정도는 팔아야 금융비용, 임대료, 세금, 공과금, 기타 경비를 충당하고 정상적으로 업소를 꾸릴 수 있다는 것이다.따라서 하루 80만원어치를 팔지 못하는 점포는 매출 이익이 줄어드는 만큼 마진율을 높여야한다. 점포 위치에 따라 매출이 다르겠지만 동네마다 판매가격이 비슷한 것은 턱없이 이익을 많이 취하거나 손해를 감수하면서 판매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육류 유통전문가들은 "등급별로 정확하게 판매한다면 판매마진율을 25% 정도로 해도 소비자는 적정 가격에좋은 고기를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입을 수 있는 피해 유형

도축 한우의 70% 이상이 3등급이지만 실제 시중에서 유통되는 3등급 표시의 쇠고기는 많지않다. 등급을 확인하지 않으면 소비자들은 자신이 몇등급 고기를 구입하는지 알 수 없다. 3등급 고기를 2등급 가격으로 사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이 소비자 단체의 지적이다. 지방제거와 같은 정선작업을 하지 않아도 10% 정도의 가격 차이가 난다. 뒤집어 말하면 정선하지 않은 쇠고기는 정선한 것보다 10%가 싸야 한다.

냉장육과 냉동육의 원가에도 10% 정도의 차이가 난다. 냉장육을 판매하는 업소는 제 때 고기를 소화하지 못하면 그만큼 판매 손실을 본다. 냉장육이 비싼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육류는한번 언 뒤 녹으면 보기엔 좋지만 냉장육보다 육질이 떨어진다. 고기를 살 때 냉장육과 냉동육을 구분해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

▨유통질서 어떻게 바로 잡을 수 있나

육류에 대한 등급 표시가 이뤄지지 않으면 쇠고기 유통질서를 바로잡기 어렵다. 판매업자의양식이 중요한 관건이지만 소비자도 부위에만 집착해 쇠고기를 살 것이 아니라 등급에 따라고기를 골라야 한다. 또 판매업소는 업소 신뢰 유지를 위해 등급판정서를 비치해야 한다. 대구시의 주먹구구식 가격지도도 바로 잡혀야 한다. 시 조례를 통해 위생적인 진공포장제와등급표시제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쇠고기 유통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한우 경쟁력을높이는 길이다. 〈全桂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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