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혼슈섬 동북쪽 아키타(秋田)현의 아키타시. 쌀과 온천의 고장이라는 것 말고는 이렇다할 것이 없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어느때부턴가 한국인 순례자들의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곳 인근 다이헤이산(太平山) 자락의 성체봉사회 수녀원에는 눈물을 흘린다는 기적의 성모상이 있기 때문이다.
아키타 성모상의 기적은 73년부터 시작된다. 아키타 성체봉사회의 사사가와(笹川) 수녀는 갑자기 손바닥에 십자모양의 상처가 생겨난 데 이어 성모상에도 똑같은상처가 생겨나 피가 스며나오는 이적을 체험했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일은 그 다음에 일어난다. 75년 1월 4일부터 81년 9월 15일까지 목각으로 만든이 성모상이 1백1회나 눈물을 흘린 것이다. 이를 네 차례나 목격한 니가타(新潟)교구의 이토(伊藤) 주교는 초자연 현상으로 인정하고 교황청의 허락을 얻어 84년 4월 22일 경배해도 좋다는 승인서한을 보냈다.
눈물을 직접 본 사람도 2천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지난 90년 선종한 서울대교구 吳基先 신부도 79년 5월 26일 흘러내리는 눈물을 직접 닦아주기도했다. 눈물이 흐르는모양과 시간, 양 등은 그때마다 달랐지만 아키타 대학과 기후(岐阜) 대학의 법의학 교실에서는 성분분석 결과 인간의 체액, 즉 눈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기적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뇌종양으로 식물인간이 된 우리나라의 한 부인이 81년 7월아키타 성모의 발현으로 건강을 되찾았다는 사실을 서울대교구도 증언하고있으며 이밖에 많은 사람들도 성모상을 보고 씻은 듯이 병이 나았다거나 이때부터천주교로 개종했다는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다.
(주)공영그룹 정병훈 회장도 이적을 체험한 사람 가운데 하나. 불교 원효종 신도회장을 맡을정도로 독실한 불교도였던 정회장은 각막 이상으로 실명 위기에 놓였다가 천주교 신자들의안구 기증으로 광명을 되찾아 무언가 천주교에 대해 보은할 길을 찾고 있었다.그러던 중 지난해 10월 사업차 일본에 들렀다가 우연히 성모상을 만나 성령을 체험하고 이를 널리 알리는 일을 필생의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정회장은 아키타성모상을 모시고 미사를 드릴 성당을 2000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짓고 있으며 순례자들이 피정할 수 있는 무료숙박소도 계획하고 있다.
아키타 성모상은 1963년 일본 조각가 와카사 사부로씨가 나무로 조성했으며 전신상 높이가68㎝, 좌대를 포함한 전체 높이는 97㎝에 이른다. 보기에는 평범하지만 눈물을 닦은 솜과 눈물 자국이 역력한 사진들이 기적을 웅변하고 있다.
사실 사적 계시에 대해 철저할 정도로 엄격한 천주교가 이를 승인했다는 것 자체는 대단히이례적이다. 전남 나주의 눈물 흘리는 윤율리아 성모상도 한해에 순례자가 50만명에 이를정도로 이름나 있으나 광주대교구의 윤공희 대주교가 "이를 기적으로 인정할 근거가 없다"면서 모든 전례행사를 금한 것과 대조된다.
아키타 성체봉사회는 생업을 겸하면서 수도에 힘쓰는 재속 여자 수도단체로 이곳에는 성모상을 모신 경당과 함께 일본 열도모양의 연못과 예수의 일생을 표현한 나무 등을 조성해놓은 마리아 정원이 있다.
경당과 마리아 정원은 늘 개방해놓고 있으나 성모 발현의 주인공인 사사가와 수녀는 "함부로 성모님의 계시를 발설하지 말고 남앞에 나서지 말라"는 이토 주교의 권고에 따라 사람과의 접촉을 피한 채 기도와 묵상으로만 일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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