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론을 중심으로 한 철학세계

남명 조식(曺植·1501~1572)과 퇴계 이황(李滉·1501~1570). 동시대를 살면서 영남우도와 영남좌도를 이끌던 거유였다.

그러나 퇴계학과 달리 남명학은 많은 시련을 겪어왔다. 양명학과 관련이 있다해서 학문적경향이 의심을 받기도 했고, 반대파들에 의해 그의 성리학과 문학론까지 비판받았다. 하지만주자 성리학 일변도의 당대 학풍에 견주어 볼때 남명학의 이같은 경향은 견고한 중세 지성을 강타하는 일대 사건이었다.

남명학을 문학적 측면에서 총정리한 '남명문학의 철학적 접근'(박이정 펴냄)이 정우락씨에의해 출간됐다.

이 책은 사변적 성리학을 비판하면서 사회적 실천을 강조했던 남명의 문학을 종합적으로 연구한 연구서다.

지은이는 남명의 수양론을 핵심철학으로 보고 남명문학을 분석하는 기반으로 삼았다. 남명은 특히 실천궁행을 가장 강조했는데 일상생활에서도 철저한 절제로 일관해 불의와는 일체타협하지 않았다. 한번도 과거에 응시하지 않고 은둔적인 학문경향을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남명의 사유체계가 이를 중심으로 하고 있기에 그의 문학 역시 여기에 뿌리를 두고 있다.남명문학에 나타난 다양한 의미들이 수양론에 입각한 하나의 통일된 귀결점을 갖고 있다는것을 밝힘으로써 남명정신의 핵심에 도달하고 있다.

'남명문학의 철학적 접근'은 남명이 창작한 운문과 산문에 두루 통용될 수 있는 새로운 방법론을 그의 핵심철학에서 모색했다는 점과, 남명학에 대한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치를 더한다.

정씨는 '남명문학의 의미표출 양상과 현실주의적 성격연구'로 경북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경북대와 동국대에 출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