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공무원인 박모씨(53·경북 경산시 옥산동)는 지난달 31일 하루에만 무려 3장의 청첩을받았다. 이달 첫째 일요일에 있을 직장동료와 고교 동창생의 자녀 혼사였다. 박씨는 "지난달에는 결혼 청첩이 1건에 불과했는데 이달에는 10~15건 정도가 예상된다"며 "부조금액을줄여도 월급의 3분의 1은 지출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자녀가 혼기에 접어든 50대 가장들이 최악의 9월을 맞고 있다.
올해는 결혼등 각종 경사를 자제하는 윤달(6월24일~7월22일)이 끼어 있어 결혼을 가을로 미룬 예비부부들이 많아 부조금지출은 예년보다 훨씬 늘것으로 예상되지만 IMF경제위기로 주머니 사정은 그 어느때보다 얇아졌기 때문.
정상적인 월급을 받지 못하는 중소기업체 직원들이나 개인 사업가들은 공무원들보다 더 어려운 가을맞이를 하고 있다.
개인 사업을 하는 이모씨(57·대구시 남구 봉덕동)는 벌써부터 밀려드는 청첩 처리에 고심하고 있다. 장기화된 경기불황으로 3개월째 뚜렷한 수입이 없어 가계는 이미 바닥을 보이고 있어 '부조금 부도'가 임박한 상태다.
이씨는 "부조금도 일종의 빚인데 이미 받은 부조금을 떼먹을 수도 없고 부조금 마련을 위해빚을 낼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李鍾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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