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클린턴 내달 방한 배경과 의미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내달 17, 18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직후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기로 사실상 확정됐다.

미 백악관의 마이크 매커리 대변인은 1일 브리핑에서 "클린턴 대통령은 APEC 정상회담을 계기로 당초 계획했던 인도와 파키스탄 방문을 연기하는 대신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커리 대변인은 "한·일 양국 방문시기는 APEC 정상회의가 끝난 직후가 될 것"이라고 밝히고양국 정부와 협의가 끝나는 대로 공식 방문일정을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클린턴 대통령이 인도·파키스탄 방문을 취소한 것은 이들 양국이 올들어 전격적인 핵실험을 실시한데 따른 것으로, 클린턴 대통령은 대신 아시아의 가장 중요한 맹방인 한·일 양국을 방문하는 것으로 일정을 바꾸었다.

이번 방문은 아시아 경제위기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으로 인해 동북아 정세가불안해지고 있는상황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 걸음이 될 것이라고 외교 관측통은 지적하고 있다.특히 클린턴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 기간중 한국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일본의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총리와 각각 회담을 가질 예정임에도 그 직후에 다시 두나라를 찾는 것은 국제사회에 한·미·일 3국 관계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효과를 가져올것으로 보인다.클린턴 대통령은 우선 김대통령 취임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이번 서울 방문을 통해 경제위기에 처한 한국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다짐하고 북한문제에 대한 공조체제를 더욱 다지게 될 것으로예상된다.

특히 양국 정상은 지난 6월 김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을 계기로 한·미 투자협정의 연내 체결에합의하고 대북 포용정책 기조에 의견을 같이하는 등 경제·대북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나눈 바있다.

전문가들은 클린턴 대통령이 이번 방한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위협 등과 관련, 대한 안보공약을철저히 이행할 것임을 거듭 다짐하고 북한에 대해 한국과의 화해와 협력에 나설 것을 촉구하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김대중정부의 출범을 계기로 한국의 민주주의가 성숙된 것을 축하하고 새 정부의 경제개혁 이행상황을 높이 평가하면서 한국이 조속한 시일내에 경제난을 극복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다짐을 되풀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와 함께 이번 방일을 통해 지난 6월 중국을 공식 방문하면서 일본에 들르지않아 미국의 대아시아 정책의 중심이 도쿄에서 베이징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일본측의 '홀대' 인식을 불식시키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나아가 아시아 경제위기의 여파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것과 관련, 오부치총리가 이끄는 새일본정부에 대해 보다 강력한 경기부양과 시장개방 정책을 취하도록 촉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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