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유발언대-국적불명 지명.인명 너무 많아

지금 우리가 처한 세상에서 우리 것을 찾기란 쉬운 일인 것 같으면서도 어려운 것이다. 주변에널려진 모든 것들이 우리의 것인 것 같으면서도 남의 것인 것처럼 표기한 것이 너무도 많아서 이국의 어느 땅에 와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일상에서 쓰는 말 가운데서나 지명, 인명, 거리의 간판 심지어 어른들이나 친지 등의 명칭, 호칭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예를 들면 대밭골이란 아름다운 동네 이름이 일제시대에 죽전이라는 한자어로 둔갑하고 옛날 여자들의 이름이 간난이, 이쁜이 등 순우리말에서 일제, 현대를 거치면서 영자, 숙자등 일본식 이름에서 서라, 세리 등 서양식 이름으로 바뀌고 어르신네, 아주머니등 우리의 호칭은 멀어지고 박사님, 사장님, 여사님, 사모님 등의 권위주의적인 호칭이 난무하고있다.

이러한 세태하에서 우리들의 언어를 바로잡아야할 어른들이나 소위 지식층에 있는 사람들의 행태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가령 우리나라에서는 예부터 명절날 인사를 할 때 "어르신 추석명절편안히 지내셨습니까?"라고 해야될 것을 "박사님 추석 잘 쉬었습니까?"라고 한다든지 스포츠 해설가들이 "우리나라 선수들"이라고 해야 하는데도 "저희나라 선수들"이라는 말을 사용하는등 언론기관과 방송매체에서조차 순화되고 정돈되지 않은 말들이 전파를 타고 은연중 우리말을 더럽히고 있는 것이다.

내가 어렸을 적부터 우리 지명을 우리식 이름으로 바꾼다는 말을 자주 들어왔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지금까지 30년 내지 40년 가까이 들어온 말인데도 아직까지 일제시대의 지명 그대로 표기하고 있다. 서류와 매스컴의 발달로 인해 언론이나 관공서 문서등에서 불러주는대로 일제식 명칭에익어서 우리의 고유명칭이 사라져가고 있는 현실에 안타까울 뿐이다.

이러한 일들을 언론에서도 많이 언급을 한 일이 있었다. 하지만 실질적인 내용으로 파고 들어 완전하게 고치려고 한 것이 아니라 변죽만 울리고 만 것이 아닌가 한다. 지금이라도 우리문화의 올바른 정립을 위해서 언론이 나서야한다.

지금부터라도 우리의 말과 글, 이름, 풍속등 우리것을 찾기 위해 우리말 지명이나 말하기 방법 등을 찾아서 고치고 널리 알리는데 언론이 앞장서야 할 것이다. 정재호(대구시 감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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