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그룹 구조조정안에 불만을 표시했던 정부가 더이상 빅딜을 기업자율에 맡기지 않고 직접 개입에 나설 방침을 밝혀 재벌개혁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됐다. 빅딜대상 7개업종 가운데 합의된 5개업종에 대해선 자율합의를 존중한다는 것이나 나머지 미합의 업종인 반도체와 발전설비분야는 구조조정의 속도와 강도면에서 별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따라 다음달 말까지 이들업종에 대해 만족할 만한 자율합의안을 내지못할 경우 채권금융단이워크아웃 대상에 포함시켜 제재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재벌구조조정 작업이 타율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는 단계에 왔음을 의미한다.
1차구조조정안에서 반도체는 11월말까지 현대전자와 LG반도체가 7대3 비율로 경영주체를 선정하고, 발전설비는 현대중공업과 한국중공업이 추후 일원화를 결정한다고 돼 있어 정부와 국민들의불신을 싸게된 것이다. 이같은 결과는 재벌들의 지나친 경영권집착에서 비롯된 것으로 대기업들이 하겠다는대로 맡겨둔다면 합의가 무작정 늦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설사 합의가 되더라도 시기를 놓친다면 금융개혁은 물론 기업구조조정 전반에 나쁜 영향을 끼칠 것이므로 타율적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외국자본의 유치가 불가피한 입장에서 IMF와 외국투자가들이 싫어하는 정부의 직접개입은 바람직하지 못한 것이다. 외국의 투자문제가 아니더라도 과거정부의 부실기업정리가 특혜시비등 많은 말썽을 빚은 바 있고 그 후유증이 그 다음 정부에까지 남아 경제전반에 큰 장애가 된 경험이 있다. 정부가 직접 나서지않고 채권은행단이 해당 기업에 대한 실사를 통해 여신중단, 채권회수, 자산매각등의 방법으로 처리한다는 것은 합당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럴뿐 아니라 이들 업종의 부실채권정리과정에 드는 비용이 국민부담으로 넘어오는 것을 감안하면 은행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처리해주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재벌과 금융권의 관계를 고려한다면 채권금융단이 재벌들에 대해 어느만큼 과감하게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운 점도 있다. 기업구조조정은 우리경제의 사활이 걸린 문제니만큼 어물어물 넘길 수 없다. 관련금융기관의 특별한 각오가 있어야할 것이다.그럼에도 경제난 극복을 위해선 정부와 재벌이 갈등을 빚는 인상은 좋지않다. 11월말까지 관련대기업들의 자율합의가 이뤄지기를 다시한번 촉구하며 정부가 타율조정에 나서더라도 지나치게무리한 강행에는 신중을 기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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