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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C 세계시장 선점-신발 무게 줄이기 신소재 개발 "마라톤"

마라톤 풀코스를 2시간안에 달리는 것은 인간의 능력으로는 불가능한 일일까. 1백m를 8초대에주파하는 것은 한낱 '꿈'인가.

한국 마라톤의 대부인 코오롱의 정봉수감독은 "마라톤화는 무엇보다 가벼워야 한다"고 강조한다.신발이 1백g 더 무거우면 마라톤 풀코스에서 전체 에너지의 1%가 더 소요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국내에서도 신발 무게를 80g 줄이면 마라톤에서 1분30초~2분10초의 기록단축 효과가 있다는논문이 나오기도 했다. 촌각을 다투는 단거리에서 육상화의 중요성은 이미 공인돼 있다.전 세계 신발공학자들이 무게와의 전쟁에 돌입한지는 이미 오래다. 나이키, 리복, 아식스 등 세계적 스포츠화 메이커들은 막대한 자금과 인력을 투입, '신은 듯 만 듯한 신발'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나이키와 함께 세계 스포츠화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리복.

리복 본사는 미 동부 매사추세츠주 보스톤에서 자동차로 40분가량 떨어진 전원도시 스토턴에 자리잡고 있다. 본사 옆에 위치한 '리복 연구개발센터(RDC)'는 초경량화 개발의 산실. 리복의 신제품 개발을 총책임지고 있는 스펜스 화이트 이사는 "리복은 지난 4년간 이 센터에 1억달러 이상을투자했으며 2백여 연구진들은 새로운 소재를 찾아 전 세계를 돌아다니고 있다"고 밝혔다.화이트 이사는 1백g 이하 초경량화의 전 단계로 내년중 신기술 '3D-DMX'를 채택한 신제품을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3D-DMX는 리복이 지난해 개발한 '3D 울트라라이트', 'DMX' 등 2가지 첨단기술을 결합, 2백g대의 신발을 실현한 전략기술.

화이트 이사는 "3D 울트라라이트는 일반적인 조깅화의 무게를 3백50g에서 2백50~2백80g대로떨어뜨린 리복이 자랑하는 신기술"이라고 소개했다. 이 기술의 핵심은 신발 밑창과 충격흡수용중창의 구분을 없앤 것. 보통 운동화는 밑창과 중창이분리돼 있다. 리복은 고무와 특수 소재인 '파일론'을 배합한 신소재를 이용했다.

DMX는 공기가 들어있는 조그만 주머니, 일명 '공기방'을 신발 바닥에 부착, 충격을 줄이는 첨단기술이다. 경쟁사들이 질소의 팽창성을 이용하고 있는데 비해 리복은 일반 공기의 흐름을 이용하고 있다. 운동 종목에 따라 공기방을 2개에서 10개까지 붙인다. 워킹화는 2개, 러닝화는 6개, 움직임이 다양한 농구화는 10개다.

두 기술을 결합한 3D-DMX는 3D 울트라라이트의 일체 구조 사이에 공기방을 집어넣겠다는 것이다. 충격흡수와 경량화를 동시에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리복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1백g 미만의 운동화를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밑창뿐만 아니라깔창과 갑피 등에도 특수소재를 써야 한다. 리복은 최근 깔창 소재로 탄소와 유리섬유를 직조해폴리머수지를 주입한 신소재 '그래프라이트'를 개발해냈다.

리복 연구개발센터 연구진들은 최근 신상품 개발속도로 보면 2005년께면 1백g이하의 운동화를신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때쯤이면 인간의 한계라는 마라톤 2시간벽도 깨질 것으로 이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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