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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거장의 수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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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세비키혁명이후 러시아에서는 '예술은 사회주의적 사회를 위한 도구'라는 전제하에 당에 의해예술가들의 활동이 통제됐다. 예술은 부르주아집단의 전유물이 아니라 전체 인민을 위한 것이라는 새로운 예술철학의 이념에 근거한 것이었다. 모든 예술인들은 의무적으로 당과 인민을 위해봉사하고 노력해야한다는 원칙이었다.

이로 인해 서방국가에 초청받은 연주자는 연주료중 90%정도를 국가에 의무적으로 반납해야 했다. 또 해외 공연일정이 아무리 빽빽히 짜여져있다해도 러시아 인민들의 소양교육을 위한 자국내에서의 연주회가 늘 옵션으로 정해져 있었다. 20세기 첼로의 거장 로스트로포비치도 예외가 아니었다.

70년대 중반 외국순회연주회를 마치고 귀국한 그는 당의 명령에 따라 인민소양교육을 위해 시베리아의 한 도시로 옵션 연주여행을 떠났다.

연주회 당일 청중들은 당의 명령에 따라 즐기고 싶지도 않은 연주회장에 독한 보드카를 마시고입장해 있었다. 연주회장에 피아노가 없어 미리 맞춘 아코디언반주자와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하는데 객석 뒤켠에서 소리가 터져나왔다.

"어이! 첼로연주자! 당신,아코디언연주 자꾸 방해하지말고 돌아가 버려!..."

세계적인 첼리스트가 인민들에 의해 수모를 당한 것이다. '예술은 모든 인민들이 공유해야한다'는사회주의 예술의 허구성을 단적으로 보여준 일화다.

예술이란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게 공유하고 즐길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 예술을 즐길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자들, 예술의 택함을 받은 자들만의 분야가 아닐까하는 사실을 이 일화를 통해 새삼느끼게된다.

이승선〈작곡가.계명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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