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걸프지역의 긴장고조

미국이 이라크에 대해 기습공격을 감행함으로써 걸프지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을뿐 아니라 이로인한 아랍권의 저항과 유가인상.달러강세등 여러가지 국제정치 경제적인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미국의 공습에는 나름대로 명분이 있다.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 대량살상용 무기를 파기하라는 95년의 유엔안보리결의를 준수하겠다고약속했음에도 유엔사찰단의 활동을 방해해온 것이다.

공습의 적접계기가 된 것은 더이상의 사찰활동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유엔사찰단이 철수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미국과 영국은 사찰단의 활동을 보장하지 않으면 무력제재를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바있다.

또 지난달에는 후세인이 전면적 사찰을 계속 거부할 경우 무력공격이 불가피하다며 항공모함파견등 전투태세에 돌입하자, 후세인은 사찰활동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한 바있다. 그러고서도 사찰활동이 허용되지 않자 더이상 후세인의 거짓말에 농락당할 수 없다며 공습을 개시한 것이다.미.영은 군사.보안시설에 대한 표적공습이라고 발표하고 있으나 이미 민간인이 수십명 사상당하는불행한 일이 생기고 말았다.

바그다드당국은 성전(聖戰)을 외치며 결사항쟁으로 나오고 있어 결국 중동지역의 긴장의 파고는높아질 수밖에 없다.

91년의 이라크공격때는 아랍권의 일부국가도 참여하는 다국적군을 구성, 명분과 타이밍이 일치했지만 이번에는 영국만 동조하는 분위기로 미뤄봐서도 미국의 명분은 약화돼 있다.사실 UN안보리가 열려 사찰단의 보고서를 놓고 토의하고 있는 중에 미국이 기습공격을 함으로써5개 안보리 상임이사국 가운데 영국을 제외한 러시아. 프랑스. 중국의 반발과 비난을 받게된 것이다.

국제사회는 이번의 바그다드 공습에 대해 동조하지 않는 분위기다. 안보리에서 충분한 토의와 이사국간의 공감대형성도 없이 감행된 공습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내세운 명분이 설득력이 약한 이유는 바로 클린턴대통령 자신이 성추문과 관련, 하원의탄액심의.표결을 지연시키거나 분위기 반전(反轉)을 노린 국내정치게임의 일환으로 기습공격을 택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이라크는 8년간의 유엔경제제재를 풀기 위해서도 사찰단의 전면사찰을 받아들여야 한다. 미국도 미사일공격을 단기간에 끝내고 다시 유엔무대로 돌아와 협상의 방법을 택해야 한다. 아무리미국이 세계경찰 노릇을 떠맡고 있다고 하더라도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지못한다면 미국국익에도도움이 되지않을 것이다.

우리정부는 걸프지역의 긴장고조가 우리경제와 안보상황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 대책을세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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