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국채보상공원에 값비싼 수입 조명등

외채를 갚아 국난을 극복하자 는 취지로 국채보상기념공원에 건립된 달구벌대종. 그러나 대종을 화려하게 비추고 있는 조명기구는 안타깝게도 모두 수입품이다.

'제2의 국채보상운동 전개로 IMF 경제난을 극복하자'는 취지로 조성된 국채보상기념공원(구 동인공원). 대구시민들의 이런 소망을 담고 달구벌대종과 함께 지난 21일 준공된 국채보상기념공원에설치된 조명기구 가운데 상당수가 외제품인 것으로 드러나 외채를 갚자는 공원건립 취지를 무색케하고 있다.

국채보상기념공원의 중심부인 달구벌대종 종각 안팎에서 대종을 비추는 24개의 조명기구는 영국산 'Thorn'을 비롯한 외제품들. 그밖에 공원 광장 곳곳에 설치돼 나무를 밑에서 위로 비추는 수목조명 21개 역시 수입품이다.

창사 10주년 기념사업으로 국채보상기념공원을 조성하고 있는 대구시도시개발공사 관계자는 "지표면에서 위쪽을 비추도록 설치된 지하 매입등은 전선 인입부분이 땅속에 묻히기 때문에 국산 제품을 사용할 경우 방수.방습에 문제가 있어 부득이 외제품을 사용했다"고 밝혔다.그러나 국채보상기념공원에는 지하 매입등 외에도 방수.방습과 무관한 종각 내부의 조명기구 역시 영국산 수입품으로 설치돼 있다. 도개공측은 이에 대해 "단층의 우아한 색상과 달구벌대종의자연색을 살리기에 영국산 제품이 가장 적합해 사용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지역의 조명기구 설치업자들은 "KS인증을 받은 국산 지하 매립등의 종류가 수십여종이 이른다"며 "설치비용도 개당 1백만원에 이르는 수입품의 3분의 1 정도로 싸고 방수.방습 등 품질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억지"라고 주장했다.

24일 오후 국채보상기념공원을 찾은 초등학교 교사 신모씨(30.여.대구시 수성구 상동)는 "값비싼수입품을 들여와 지은 국채보상기념공원에서 어떻게 자녀와 학생들에게 '외채를 빨리 갚자'는 이야기를 해 줄 수 있겠느냐"며 안타깝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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