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입시도 복수지원에 따른 중복지원으로 대학마다 무더기 미등록 사태가 빚어져 몸살을앓고 있다. 정시모집에 합격해 등록을 마친 상당수의 합격자들도 추가합격한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등록을 취소하는 등 합격자들의 연쇄 대이동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상위권 대학의 1차 추가모집 등록률이 지난해보다도 떨어지는 바람에 2차 추가모집 때는하위권 대학 합격자들의 '상향이동'이 크게 늘어나 큰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지방대의 경우는 그사정이 더욱 심각하다. 앞으로 합격자들이 수도권 대학으로 대거 빠져나가거나 다른 지방대의 추가모집에 등록하게 되면 지방의 하위권 대학들은 2월말까지 계속 추가등록을 해야 정원을 채울지경이다.
대입의 복수지원은 재수생의 양산을 막고 성적과 적성에 따라 수험생에게 여러번 기회를 준다는점에서 바람직하다. 그러나 입시관리의 어려움과 미등록에 따른 몇차례의 추가모집의 혼선이 따르고,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큰 고통과 불편을 주는 제도라는 점에서는 문제가 없지 않다. 마지막순간까지도 어느 대학 어느 학과를 지원할지 결정하기 어려우며, 여전히 대학의 '특성화'보다는 '서열화'현상으로 치닫게 하기 때문이다.
대입의 '눈치지원'을 보면 수험생들의 딱한 사정도 이해는 된다. 그러나 이들을 가르쳐야 할 책임이 있는 대학들이 입시일 등을 '눈치보기'식으로 결정, 학생들의 대학 선택권을 사실상 제한하는결과가 되풀이되면 대학의 자율권 신장과 특성화로 경쟁력을 키우기는 어렵다.서열주의와 획일주의는 경쟁력과 다양성을 질식시킨다. 세계적인 명문 대학이 지방 분권화가 이뤄진 나라에 훨씬 더 많다는 사실도 결코 우연은 아닐 것이다. 오랜 세월 동안 경쟁력을 키운 미국의 하버드대나 영국의 옥스퍼드대·캠브리지대도 지방에 있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는 '지방 대학'은 단순한 지리적 위치를 의미하며, 지방대 출신들이 그 낙인을 지니고 불리한 자리에 서야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이제는 대학 당국자들도 사회적 책임을 인식해 학생들의 대학 선택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소신있게 입시와 관련한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대학 서열화 문제는 각 대학의 특성화 노력으로막아야 할 '큰 산'이지만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올해 대학 합격자 발표를 보면서 과연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진정 자기가 좋아하는 학교와 학과를 택했는지 궁금하다. 우리나라 대학교육의 서열화가 언제쯤 지양될지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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