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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엔저 심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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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강세를 보여오던 일본의 엔화가 최근들어 갑자기 약세로 돌아서면서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엔저(低)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고 장기화 할 전망이라는 데 있다. 그것은 일본정부가 돈을 풀어 인플레를 유발시켜 경기를 진작시키려는 정책의 결과라는 데 있다. 특히 이 정책은 미국의 일부 경제학자들의 충고를 받아들인 것으로 사실상 미국등 선진국들이 허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을 낳고 있다. 따라서 엔저지속론은 상당한 근거를 갖는다고 보겠다. 그리고 일본정부는 엔화를 달러당 119엔에 맞추고 있다고 경제기획청 장관이 밝히고 있다. 이렇게 되면 여러가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엔저는 상당 기간 지속 될 것으로 보여진다.

엔고(高)덕분에 겨우 한숨을 돌리고 있는 우리경제는 이제 심각한 고민에 빠지지 않을수 없다. 일본과 경합관계에 있는 수출품이 많은 우리로서는 엔저가 오래 지속될 경우 작년과 같은 무역흑자는 물론 올해의 목표도 기록하기 힘들게 되었기 때문이다. 일본정부가 엔화관리를 잘못한다면 경우에 따라서는 달러당 130엔대까지 떨어질수도 있다. 이는 바로 비극적인 결과를 가져올수 있다.

그러나 엔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엔고론도 있다. 무작정 엔저를 방치한다면 당장 미국의 무역적자가 눈덩이 처럼 불어나 미국 무역업계의 반발에 부딪치게 되고 또 돈을 풀고 금리를 내리는 인플레정책은 연금수혜자에게 타격을 입히게 됨으로써 지지율이 떨어지는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된다. 그리고 경기부양을 위한 국채발행은 결국 금리를 높이는 결과를 초래 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이다.

그러나 문제는 일본의 경제가 어렵다고는 하나 이웃이 IMF의 관리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경제선진국이면서 자기만 살려고 동남아등 이웃에 피해를 주는 저환율정책을 써도 괜찮은지 하는 선진국 리더십문제가 있다고 본다. 여기에 비하면 중국은 위안(元)화 평가절하의 압력에 시달리면서도 우리와 같은 경제대국은 국제사회에 책임을 져야한다며 무리를 견디면서 위안화를 절하하지 않는 소위 대국주의를 펴고 있다.

일본은 국제사회에서 대국으로 인정을 받으려면 이같은 중국의 자세를 본받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도 수출이 아니고는 살길이 없다는 것을 다시한번 인식하고 기업은 물론 정부와 국민은 경제안정을 위해 온 국민적 역량을 모아야 할 것이다. 이는 대구.경북도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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