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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밑 요동치는 여야 내부-한나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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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이회창(李會昌)총재 중심체제가 뿌리 내리기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가운데 공개석상에서 이총재의 장외투쟁 중심노선에 대한 비판론이 제기되고 이총재 1인체제가 아닌 집단지도체제 도입이 검토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한나라당내 대표적인 비둘기파인 박희태(朴熺太)전원내총무는 지난 23일 이총재체제 출범 후 처음 열린 당무회의에서 이총재의 면전에서 장외투쟁 불가론과 정책야당으로의 변신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박전총무는 이날 "아무리 야당이지만 전국적 지지도가 8%대에 머문 적은 없었고 특히 장외투쟁을 하기 전보다 당지지도가 더욱 떨어졌다"며 "앞으로는 장외투쟁을 중지하고 정책야당의 위상을 분명히 정립,국민지지를 얻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박전총무의 이날 발언은 이총재체제가 정립됨에 따라 당내 비주류들이 어느 때보다 목소리를 낮추고 급속하게 이총재 쪽으로 기울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또 26일 계룡산 산행을 계기로 제목소리 내기에 나설 것을 선언한 이기택(李基澤)전총재권한대행의 집단지도체제 도입필요성 언급과 무조건적 총재회담 수용발언도 평지풍파를 만들기에 충분했다.

이전대행은 이날 계파모임인 통일산하회 회원들을 상대로 한 인사말에서 이총재 중심의 단일지도체제 문제점을 지적한 뒤 "한나라당을 야당다운 야당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집단지도체제를 적극 검토해 볼 만한 시간이 닥쳐온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전대행은 또 "눈과 귀가 멀어질 수 있는 대통령에게 국민의 소리를 전할 수 있는 사람은 야당총재밖에 없다"며 무조건적 총재회담 수용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같은 발언은 이총재가 지속해 온 기존 당론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당안팎에서는 주류도 비주류도 아니라고 선언한 이전대행의 이 발언이 본격적인 정치행보의 신호탄으로 해석하면서도 이총재체제 안정에 따라 지분을 위협받고 있는 이전대행이 공천권을 보장받기 위한 작전에 돌입한 것이라는 분석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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