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과 서양의 화론(畵論)에 대한 연구서 2권이 나란히 출간됐다.
홍익대 예술학과 한정희교수가 쓴 '한국과 중국의 회화-관계성과 비교론'(학고재 펴냄)과 번역서인 일본의 서양미술사학자 오카다 아쓰시의 '르네상스의 미인들'(가람기획 펴냄).
'한국과 중국의 회화'가 아직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한·중 회화교류의 전체적인 양상을 추적한 연구서라면 '르네상스의 미인들'은 르네상스 시대의 그림속에 나타나는 화려한 미인들의 기준에 대한 그림이야기다.
한교수가 중국회화의 핵심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열쇠로 손꼽은 것은 복고적 경향이다.
한국의 회화에서는 그다지 많지 않은 복고적 태도가 중국에서는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를 밝힘으로써 양국 회화의 전통을 비교할 수 있기 때문. 저자는 중국회화에 있어 복고적 경향은 문학과 서예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음을 상기시키고 있다.
특히 명(明)대의 전통에 기반을 둔 창작을 최우선으로 삼은 문인화파의 등장에 주목하고 심주, 문징명, 동기창 등으로 대표되는 명대 화가들의 작품세계를 비교분석하고 있다.
동기창에 의해 보편화된 방작(倣作·특정화가의 화풍을 모델로 창작했다는 작품연원을 밝힌 복고적 회화)에 대해 비중있게 다뤄 중국회화의 단면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의 관심은 중국회화에만 머물지 않고 한국근대 회화로 옮겨와 양국의 관계성을 살펴보고 있다. 조선후기 회화에 미친 중국의 영향과 한국의 문인화, 영·정조대 회화, 한·중 근대회화가 어떻게 일본화풍을 수용했는지를 비교하고 있다.
'르네상스의 미인들'은 르네상스시대 미의 기준에 대해 들여다 본 명화이야기다. 서양미술사에 있어 가장 찬란했던 르네상스 시대. 당시 그림속에서 보여지는 화려한 미인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파헤치고 있다.
초상화나 그리스 여신, 성모마리아상의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단편화된 '미'의 세목을 비롯 표정과 포즈, 소도구에 의한 연출, 몸짓과 매너 등 상상을 넘어서는 정치(精緻)한 장치와 복선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저자는 인공적으로 정형화된 미인의 이미지를 신체 부분별로 분석하면서 아름다움과 성적 환상에 대한 인간의 끊임없는 욕망을 해부하고 있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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