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늘의 포인트-밀로셰비치, G8 합의안 받아들일까

코소보 사태의 평화적 타결 여부는 이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연방 대통령의 의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방선진7개국(G7)과 러시아 등 G8 외무장관들이 6일 독일 본에서 회동, 코소보사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한 7개 원칙에 합의함으로써 공이 밀로셰비치에게 넘어갔기 때문이다.

밀로셰비치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군의 공습을 중단시킬 수 있는 이 방안을 과연 받아들일 것인가.

밀로셰비치와 그 주변에서는 러시아와 나토측의 합의사항에 대해 즉각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번 합의안은 물론 밀로셰비치가 앞서 분명히 반대입장을 밝혀온 내용이다.

유고 관영 탄유그 통신은 6일 오후 합의사항에 대한 자세한 해설이나 반응을 삼간 채 사실 보도만 했다.

그러나 지난 수주동안 나토측과 분주히 접촉하며 타협점을 모색해온 우방국 러시아의 입장을 감안할 때 밀로셰비치가 이번 평화안에 대해 적어도 진지하게 협상에 임해야 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게다가 러시아는 밀로셰비치가 반대한다고 해서 어렵사리 마련한 이번 협정안을 철회할 것 같지는 않다.

만약 그런 상황이 온다면 밀로셰비치는 더욱 곤혹스런 처지가 될 게 분명하다. 지난 6주동안 나토의 공습이 계속되는 동안 유일한 우방국이었던 러시아로부터 버림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밀로셰비치는 만약 러시아가 손을 뺄 경우 미국과 나토군이 유고에 대한 공습을 감행하기가 훨씬 자유롭게 될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밀로셰비치가 나토에 계속 반기를 들 경우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는데는 이론이 없다.

이미 지난 수주간 계속된 나토의 공습으로 세르비아계 주민들의 공포와 불만이 팽배해지고 있다.

게다가 나토의 잇단 폭격은 세르비아군 병력에 타격을 주고 연료저장소를 파괴하며 통신망을 마비시키기 시작했다.

사실 나토-러시아의 합의안에 대해 유고측의 공식 반응이 없었지만 이미 밀로셰비치가 동의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번 합의문에는 세르비아 병력의 코소보 철수후 유엔의 승인하에 평화유지군(KFOR)을 배치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밖에 △코소보해방군(KLA) 무장해제 △코소보내 폭력.탄압 즉각 중단 △난민들의 무사 귀환 △발칸지역의 경제재건 지원방안 모색도 촉구됐다.

특히 세르비아 병력 철수는 적어도 지금까지 유고측이 공개적으로 반대해온 대목이다.

합의문에는 그러나 코소보 난민들의 무사 귀환을 보장하고 세르비아계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임무를 맡게 될 평화유지군의 성격과 나토군의 참여여부 등에 대한명확한 언급이 없어 논란의 불씨로 남아있다.

하지만 '국제 민간.치안병력'으로 명명된 평화유지군은 비록 유엔 우산하에 있긴 하지만 지금까지 밀로셰비치가 거부해온 무장병력임이 분명하다.

또 코소보 사태 해결을 위해 유엔의 광범위한 역할을 보장한 것은 러시아와 유고가 그간 지지를 표명해온 사안이다.

더욱이 러시아가 합의문에 참여했다는 사실은 밀로셰비치가 동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45일째를 맞고 있는 유고공습사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밀로셰비치의 막판 결단으로 결실을 보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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