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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비료지원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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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공후득'(先供後得)청와대 임동원(林東源)외교안보수석은 지난 3월 대북 비료지원에 앞서 "북한에 줄 것(비료)을 먼저 주고 나중에 얻어내자"면서 정부의 대북정책을 '4자 성어'로 풀이하면서 정부의 조건없는 대북 비료지원을 통해 북측의 태도변화를 유도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대한적십자사가 대북 비료지원을 위한 국민모금에 나선지 두달이 지났지만 북측의 반응이 없어 '상호주의 포기'라는 비난까지 무릅쓴 대북 비료지원사업은 '선공후무'(先供後無) 에 그칠 전망이다.

모금실적마저 극히 부진, 냉담한 국민반응이 확인됐으며 대북 지원을 통해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열어보겠다는 정부의 햇볕정책이 딜레마에 빠졌다.

북한은 여전히 대남 비방을 계속하고 있고 남북대화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청와대나 통일부 등 대북 관련부서는 하반기에는 북한이 반응을 보일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북 비료지원을 위한 모금실적은 정부의 대북정책의 현주소를 잘 드러내고 있다. 지난 3월15일부터 한적이 모금운동을 시작한 지 두달째가 되는 15일까지의 모금액은 30억5천여만원. 이중 (주)현대가 10억원, 한국전력 7억8천만원, 비료생산업체인 남해화학 1억원, 녹십자 5천만원 등 민간모금의 대부분은 대북사업과 관련된 기업이 낸 것이다. 전경련이 10억원 기탁을 약속했지만 모두 합쳐도 40억원 남짓 밖에 되지 않는다.

정부가 남북협력기금 180억원으로 구입한 5만t의 비료는 내주초면 선적이 끝난다. 그래서 정부는 정부지원분 5만t외의 추가분은 6월15일까지의 모금실적에 따라 지원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민간지원분은 1-2만t에 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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