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간데스크

최고 35도를 오르내리는 7월 불볕 더위도 더위지만 국민들은 최근의 신창원 검거 등 나라 안에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건이 보여준 실상에 더욱 지치고 있다. 적어도 한국의 서민이나 중산층은 경악과 허탈 상태를 넘어 정신적 공황에까지 이른 느낌이다.

'국민의 정부'가 들어선 후 IMF위기가 점차 수습되는 듯 하고 경제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소식에 한가닥 희망을 걸어온 것이 대다수 국민들의 심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드러난 고위공직자 수뢰사건과 경찰의 행태 등은 위기가 본질적으로 해소되지 않고 등 뒤에 그대로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어느 때보다 생생하게 느끼게 한다.

'국민의 정부' 들어 말만 번지르르하게 개혁을 했지 실질적인 개혁은 흉내만 냈다는 것이 명약관화해지고 있다.

이번 신창원의 검거로 드러난 총체적인 사회상의 부패가 이같은 점을 잘 나타내준다. 신창원의 강.절도 행각을 조금도 미화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신창원은 이 사회의 부패도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었다. 신창원은 이 사회의 반면교사로 철저하게 활용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의식과 제도 양면에서 획기적인 개혁이 모색되지 않으면 국민과 정부간, 계층간의 괴리로 이 사회는 진정한 통합을 이루질 못하고 다시 수렁 속으로 떨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국민들은 설마하는 심정이었지만 경찰의 허술한 치안능력과 부패. 피해를 당한 일부 부유층 등의 행태는 이 사회에 넘쳐나는 부패의 실상을 고스란히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현실은 전혀 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사회 전 분야에 투명성을 위한 제도적 장치 등 획기적인 조치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나라의 앞날에 또 다시 누란의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도처에 퍼져 가고 있다.

신창원 검거로 드러난 이 사회의 현실은 이나라 지도자들부터 달라져야 밑바닥까지의 개혁이라는 과제에 조금이라도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DJP 연합의 성격이야 그렇다 치고 공동여당의 두 지도자가 밀실야합 성격으로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내각제 연기'를 발하는 비민주적인 보스 정치는 이제 탈피해야 한다. 정치지도자들이 민주적인 절차와 방식을 외면하고 일방적으로 정국을 이끌어 가려고 한다면 국가적 혼란만 가중시키고 국민에 주는 부정적 효과도 엄청날 것이다. 투명하게 공론화해 다수 국민들의 의견을 듣고 결정해 나간다면 그만큼 국가경영의 안정성이 높아질 것이다.

국가 지도층에서 투명성을 확보해야 공직기강을 바로세우는 각종 개혁 시책을 강력하게 펼칠 수 있다. 임창열.주혜란 경기도지사 부부의 수뢰사건. 최근에 일어난 고관집 도둑 사건이나 고급 옷로비 의혹사건등 쉴새없이 터져나오는 권력형 비리와 씨랜드 사건과 같은 부패의 사슬 구조를 막는 것도 더욱 손쉬울 수 있다. 획기적인 부패방지 시스템 마련으로 사회 전 분야를 더욱 투명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신창원의 검거는 역설적으로 이같은 연장선상에서 사회 전체의 의식 개혁과 확고하고 강력한 시스템 마련이 시급함을 일깨워 준다고 할 것이다. 서민층과 중산층 등 민심이 더 이상 떠나서는 정권의 존립은 물론 나라의 앞날도 장담할 수 없다.

부정부패 방지를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과 금융소득 종합과세, 공평과세 등 실질적인 조치를 하루빨리 시행해야 한다. 정치.경제.사회.교육 등 우리 사회 전 시스템에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제 일의 과제가 되어야 한다. 정직이 통할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이 마련돼야 이 나라에 희망이 있다. 며칠전 서울의 강남 모백화점에서 5자매가 함께 백화점 물건을 훔친 사건과 같이 총체적으로 허물어져 내리는 이 사회를 이 쯤에서 멈추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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