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개혁에 지친 국민'

역사적으로도 개혁은 필요한 것인데도 성공하기보다는 실패하는 경우가 더 많다.

조선조때만봐도 조광조의 이상주의적 개혁이나 정조의 실학주의적 개혁 그리고 대원군의 사정적 개혁이 모두 국민적 공감을 얻었으면서도 지도층의 공감대 형성 실패나 권력자의 외면등으로 성공하지 못했다. 최근 YS의 개혁도 인적청산에 그친 실패의 개혁으로 결론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여당의 이종찬부총가 "국민은 개혁에 지쳐있다"는 중대한 진단을 내렸다. 그는 "국민은 개혁을 모든 것을 때려부수고 잡아들이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리고는 "제도개혁 등 진정한 개혁으로 가야 한다" 결론 내렸다. 지도층은 "아직도 개혁이 멀었는 데 뭘하고 있느냐" 하는 성화가 불 같은 상황에서 소위 풀뿌리쪽의 반응은 개혁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다고 결론을 내린 것은 참으로 예리한 분석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국민의 정부는 급변하는 시대흐름에 따라가기 위해서도 "개혁없이는 생존도 없다"는 정신으로 정치개혁, 경제개혁, 사회개혁 등을 광범하게 추진하고 있다.그런데 그 결과는 정치개혁은 의원빼가기로, 교육개혁은 선생님죽이기로 경제개혁은 경제구조의 미국화로 재벌개혁은 우리경제의 약체화로 비쳐지고 있는 점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명분을 세우지 못하고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탓이 아닐까. 정치에서는 개혁을 한다면서도 날치기등 비개혁적인 짓을 함으로써 개혁은 국가나 국민을 위해서라기보다는 당과 이익을 위해서 하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한 것이다. 그외 재벌개혁이나 교육개혁 등에서는 이렇게 하면 어떻게 될 것이라는 비전과 희망을 제시하지 못했다. 재벌을 해체하면 우리경제의 기관차는 무엇으로 대체 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벤처기업정도로는 설명은 될 수 있으나 신뢰를 주지는 못한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부총재의 지적처럼 개혁은 인적청산보다는 시스템의 개혁이다. 또 개혁은 짧고 굵어야 하는 것이다.

서상호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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