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섬 전체가 울렁거리고 있다. 2000여대의 차량 때문이다. 몸살을 앓고 있다. 새로운 세기의 2000년대를 차량 2000여대로 맞이할 요량인가. 자가용, 택시, 버스, 화물차, 공사차량 등이 범벅이 돼 섬을 누빈다. 좁은 땅덩어리에 주차난도 심각하다지만 그보다 이대로 두면 머지않아 환경에 미칠 영향이 더 심각하다. 청정해역에다 각종 특산물과 천연기념물이 수두룩한 울릉도는 환상의 비경이 가득찬 섬에서 자꾸 멀어져 가고 있다. 인구라야 해마다 줄어 지금은 고작 1만1천명. 5, 6명에 1대 꼴이다. 지난 79년 도동-저동간을 운행하는 32인승 버스가 처음 울릉도 땅에 들여 온뒤 마이카 붐 마저 이곳까지 불어 닥쳤다. 70%가 자가용이다. 영업용도 기세를 부리고 있다. 비좁은 길을 비켜가는 솜씨들이 오히려 구경거리다. 저동 앞 바다의 작은 섬 죽도에도 포클레인이 턱 버티고 있을 정도다. 관용차량도 40여대를 웃돈다니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마무리 단계에 있는 44.2km의 섬 일주도가 완공되면 차량은 더욱 불어날 전망이다. 지난 63년 시작된 이 도로는 울릉주민들의 숙원사업이지만 그동안 시공회사의 부도등으로 미뤄져 오는 2001년에야 완공 예정이다. 울릉도는 평균 경사도가 25도나 된다. 그래서 교통은 불편할 수밖에 없다. 일주도로 곁으로 뻗은 내륙쪽의 도로는 그야말로 곡예운전을 해야 한다. 일부 관광객들은 차량까지 아예 들여와 관광에 나선다. 울릉도에 이렇게 차가 많은데도.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과연 없을까. 관광수입을 핑계로 당국이 지나친 친절을 베풀고 있는 것이다. 공공주차장이라야 울릉도 관문격인 도동항 입구에 있는 200대 주차공간이 전부다. u턴 할곳도 마땅찮아 오르막에서 후진하는 차량들을 보는것은 예사다. 해발 450m의 나리분지까지 차들이 쑥쑥 다닌다. 이 근처에는 섬잣나무 군락지에다 원시림이 빽빽하다. 곧 망가질것은 따놓은 당상이다. 해안도로 주변 곳곳에는 천연기념물 제237호인 후박나무 군락지로 후박나무 열매를 먹기위해 찾아드는 흑비둘기 서식지다. 흑비둘기는 한배에 한알밖에 낳지 않는 특이한 새. 이런 울릉도에 차가 넘치고 있으니 환경오염과 파괴는 시간문제다. 대책이 세워져야 한다.
김채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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