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단 5분간 방송되는 프로그램에 눈여겨 보는 사람도 많을까? 온갖 화려함으로 자극도 높이기 시합을 벌이고 있는 세태. 그 가운데서 오히려 물러 앉음의 미학을 소중해 하는 작은 영상 있음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EBS가 토요일 오후 5시40분부터 5분간 내보내고 있는 '잊혀져 가는 것들'이 편안스럽다. 지난 3월6일 첫선을 보였으니, 어언 아홉달을 계속해 온 셈. 찾아가는 대상은, 이제 거의 소멸해 버린 풍경. 그래서 지금이 아니고는 카메라에 담아 두기 조차 힘들게 된 모습들이다.
내용의 특성 때문에, 이 프로그램은 까딱 회고 취향이 깃들기 시작한 40대 이후에게나 주목될 것으로 예단될 수도 있을 터. 곶감 말리는 정경 어린 옛 우리 삶의 모습, 자연 그 자체라 해야 지당할 소달구지와 거기에 실린 나뭇단, 그 달구지를 끄는 할아버지와 뒷자리에 올라 앉은 손자, 왠 삼륜차?... 그런 것이 '잊혀져 가는 것들'이 작심하고 찾아 다니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부분 도시에서 자란 20대나 30대는 그런 것을 알지도 못하잖는가?
하지만 그렇지 않으리라 확신하는 관측자도 많다. 한옥에서는 살아 본 적 없는 젊은이들이 오히려 그런 분위기의 음식점을 찾아 다니고 있잖는가? 왜 이제 와서 다시 대도시 한복판에 그런 집 형태를 한 가게들이 늘고 있겠는가?... 반대론의 한 근거이다.
만약 반대론이 맞다면 이 프로그램은, 나이 든 사람들의 '지나가 버린 세월에 대한 향수'가 아니라, 사람이라면 나이에 관계 없이 누구나 가진 '영원한 원초적 향수'를 충족시키려 하는지도 모를 일. 소재 구하기와 촬영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제작팀의 말도 또다른 향수를 자아낸다. "내보일 게 없다며 손을 내젓는 소박함, 겨우 촬영 허락을 한 뒤에도 막상 작업 당일엔 수줍음으로 뒷걸음질 치는 분들이 허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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