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차 문제는 고전의 재해석과 현실에의 적용 가능성을 논제로 하는 것이다. 즉, 고전의 내용이 지금, 이곳의 문제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게 하고 문제의 해결 방법까지 시사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 출제된 논술문이다. 따라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공자가 제시한 덕목인 예(禮)가 우리에게 주는 의의와 가치가 무엇인지를 인식하고 현대인의 생활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긍정적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수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보이라는 것이다.
24차 논술에는 수준이 상당한 작품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 중에서 가려 뽑은 논술문이 경북여자 고등학교 2학년 박주영양의 글이다. 박주영양은 공자가 제시한 덕목인 예(禮)에 대한 이해가 충분했으며 그것으로 현실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어 논제의 핵심에 대한 이해가 뛰어나고 그것을 문제의 요구에 맞추어 해결하는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에서 최우수작으로 선정하였다.
박주영양의 글은 서론이 참 잘 구성되었다. 화제도입 과정에서 논제확인 과정으로, 그리고 문제제기 과정으로 이어지고 있는 점이 자연스러우면서도 필요한 내용을 충실히 갖추고 있다. 논술문에서 서론은 논술문 전반에 관한 인상을 좌우하는 부분으로 매우 중요하다. 본론은 두 단락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단락은 논지를 밝히고 그를 뒷받침하는 논거를 제시하는 구조를 반복하고 있어 모범적인 전개방식을 보여준다. 또, 두 단락은 그 내용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서로 대응시키고 있어 유기적으로 잘 구성되었다.
그런데, 다음과 같은 점만 더 보완한다면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논술문이 되리라 생각돼 지적해 본다. 먼저, 본론의 두 단락 중 둘째 단락은 그 첫째 문장이 소주제문으로 이 단락의 내용을 선명하게 부각시키고 있다. 그에 비해 본론의 첫째 단락은 소주제문이 없어 아쉽다. 다음으로, 본론 둘째 단락의 "복잡한 시장에서 들고 다니는 생선이 다른 사람의 옷을 더럽힐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양보와 관련되는 사례가 아니라 배려와 관련되는 사례이다. 논점을 강화하기 위해 제시하는 논거의 적절성 여부는 항상 주의 깊게 고려해야 한다. 왜냐 하면, 논술문은 논리적인 글이며, 논술문의 논리성은 논거에 의해 확보되고, 논리성을 보장하는 논거는 반드시 객관적 타당성을 지니는 것이라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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