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 시대로 불리는 21세기 변혁의 중앙에는 인터액티브(Interactive) 방송이 자리잡게 될 전망이다.
인터액티브 방송은 양방향TV, 대화형TV, 지능형TV, 디지털 데이터 방송 등의 이름으로도 불린다. 과거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던 방송에서 시청자와 방송사가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방송으로 바뀐 것이다.
TV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은 인터액티브 방송이 보여줄 능력 중 일부분에 불과하다. 전자우편이나 웹 검색 외에 전자상거래를 통한 물품 주문, 음악이나 비디오 주문, 사이버 주식투자, 특정 관심사안에 대한 맞춤 뉴스, 전자프로그램안내(EPG) 등도 가능해 질 것이다.
퀴즈 프로그램을 보며 시청자들이 방송국 인터넷에 접속, 정답을 맞춘다거나 운동경기나 드라마를 보면서 특정 선수나 탤런트의 경력을 검색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세계 양방향TV 솔루션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 오픈TV가 지난해 7월 한국지사를 개설하며 다양한 인터액티브TV 서비스를 일부 선보였다. 예를 들어 헥토르 카마초와 델 라 호야의 권투경기를 보며 두 선수의 신상정보와 주먹 적중률 등을 리모컨 조작으로 알아내고 TV프로그램과 전자상거래를 동시에 구현하는 모습 등을 보여줬다. 특히 시청자가 원하는 배경음악, 가고 싶은 장소, 구입하고 싶은 상품 등을 지정해 TV프로그램 내용을 시청자가 직접 결정하는 모습을 보여줘 국내 방송 및 관련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또 국영 중국은행과 홍콩텔레콤은 이미 지난 98년 5월 세계 최초로 양방향TV 은행 서비스를 개시, 그룹내 12개 은행에 등록된 계좌간 자금이체가 가능토록 했다. 양방향TV와 원격조정장치를 갖춘 고객은 TV를 통해 잔액조회, 다국통화 거래, 귀금속 거래, 정기예금 관리, 자금대체 및 신용카드 결제 등의 서비스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인터액티브TV는 미래의 생활 패턴을 바꿔놓을 주역으로 등장하고 있다. 향후 인터액티브TV의 확산은 선택이 아닌 필연이 되고 있다. 이미 기존 광고 위주의 상업방송은 미래가 불안정하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개인녹화장치(PVR:Personal Video Recorder)가 등장할 경우 시청자가 광고 녹화를 마음대로 지울 수 있어 광고주가 TV광고를 기피할 수 있다는 것. 전자상거래 시장의 급증은 이를 더욱 가속화시킬 전망이다. 따라서 방송사들은 인터액티브TV 서비스를 통해 특정 시청자층에 초점을 맞춘 타깃광고료, 전자상거래 접속료, 부가서비스 편성비율에 따른 요금 등으로 수입원을 전환하게 될 것이다.
인터액티브TV용 제품들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지난해 중반 마이크로소프트사는 TV를 시청하는 동안 브라운관 한쪽 구석에 작은 화면을 띄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웹TV 플러스'를 선보였다. 또 케이블TV용 컨버터에 케이블모뎀, 일반 전화 등을 합친 디지털 세트톱 박스도 케이블TV 전시회 등에서 소개됐다. 이 제품을 이용하면 케이블TV 쇼핑 프로그램을 보면서 리모컨으로 상품을 주문하고 데이터통신이나 전화도 가능하다.이밖에 방송 중인 프로그램을 일시 중지시키거나 되감기를 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나 탤런트 등을 입력하면 세트톱 박스가 이를 검색해 해당 프로그램을 찾아주는 TV도 등장했다.
디지털 위성방송을 통해 수백개 채널이 방송될 경우 어떤 채널을 선택해야 할 지도 골치아픈 문제다. 신문을 보며 일일이 프로그램을 찾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이때 전자프로그램안내(EPG) 채널을 이용하면 손쉽게 해결된다. EPG 채널은 수백개 채널들이 제공하는 프로그램 예고편이나 맛보기 화면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채널 선택권을 준다. 인터넷 접속시 원하는 사이트를 찾도록 도와주는 포털사이트 역할을 바로 EPG 채널이 하는 셈이다. 국내에서도 케이블TV를 시청하다 보면 각 지역방송국 채널에서 화면을 9등분해 다른 채널에서 방송 중인 내용을 보여주는데 바로 이것이 일종의 EPG 채널이다.
케이블TV도 위성 및 디지털 방송과의 경쟁을 위해 인터액티브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 케이블TV는 애초부터 양방향을 목표로 도입된 것. 미국의 경우 양방향 케이블TV가 보편화 추세다. 미국 최대 케이블TV사인 TCI는 2008년까지 2천300만대의 디지털 세트톱 박스를 보급할 계획이다. 세트톱 박스가 디지털화하면 TV모니터는 TV와 PC 기능을 모두 가진 양방향 단말기로 탈바꿈한다. 인터넷 접속은 물론 지상파·위성·케이블TV 등 방송매체에 관계없이 디지털TV, 고화질 프로그램, 유료채널 등을 수신할 수 있게 된다.
시장조사 전문회사인 포에스터리서치는 2004년까지 고속 인터넷 및 양방향TV가 이룩할 광고시장만 110억 달러에 이르며, 전자상거래와 시청료 수입도 각각 70억달러와 20억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TV같은 컴퓨터, 컴퓨터같은 TV가 우리 안방에 등장할 날도 머지 않았다. 방송사 시간대에 맞춰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스케줄에 맞춰 프로그램을 신청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댓글 많은 뉴스
대통령실, 추미애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원칙적 공감"
지방 공항 사업 곳곳서 난관…다시 드리운 '탈원전' 그림자까지
김진태 발언 통제한 李대통령…국힘 "내편 얘기만 듣는 오만·독선"
李대통령 지지율 54.5%…'정치 혼란'에 1.5%p 하락
정동영 "'탈북민' 명칭변경 검토…어감 나빠 탈북민들도 싫어해"